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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데도 집에 가고 싶어, ‘집중력’과 ‘소유효과’ - 나는 왜 미니멀리즘이 안될까?
  • 기사등록 2022-03-15 09: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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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유하은 ]


출처 : Shutter stock

내가 온전히 쉬지 못한다고 느낄 때


우리는 바쁘고 정신없는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항상 ‘빨리 집에 가고 싶다.’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게 일과를 마치고 마침내 집에 돌아왔는데 여전히 마음이 복잡했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그런데 반대로, 여행을 가거나 호캉스에 갔을 때 분명 낯선 곳이지만 묘하게 집보다 편안함을 느낀 적 있지 않으신가요? 단지 호텔의 가구와 인테리어가 집에 있는 것보다 비싸고 고급지기 때문에 이런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시나요?


 

공간이 나에게 짊어주는 마음의 짐


사실 이런 감정들은 내 공간이 나에게 주는 마음의 짐일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읽을 거라며 꽂아둔 책, 언젠가 입을 날이 있을 거라며 걸어둔 옷, 이 밖에도 당장 사용하지 않아 방치된 잡동사니, 규칙없이 놓여있는 물건들, 필요 이상으로 쌓여있는 소모품 등은 여러분의 마음을 알게 모르게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뇌신경 전문가 애덤 개절리 그리고 심리학자 래리 로젠은 대뇌의 ‘집중력’이 ‘증강’과 ‘억제’ 2가지 기능으로 구성됨을 밝혀냈습니다. 증강은 중요한 신호를 확대하는 기능이며, 억제는 불필요한 신호를 무시하는 기능입니다. 이는 각각 독립적인 부위에서 작용하기 때문에 둘 중에 하나에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의 집중력을 저하시킵니다. 

 

우리는 학창 시절에 공부를 시작하기 전 책상 정리가 하고 싶어지는 심리를 경험하곤 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공부가 하기 싫어서 청소를 핑계 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뇌가 지저분한 책상을 무시하고 공부에 집중하려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고, 결국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뇌가 방해물을 차단하려는 작용으로 생기는 심리였던 것입니다.

 


나는 왜 미니멀리즘이 안될까?


앞서 제시된 대뇌의 기능과 인간의 본능적인 심리를 통해, 물리적인 짐이 나의 집중력과 마음에 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내 공간의 물건을 비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최근 삶에 필요한 물건을 최소화하고 공간을 비움으로써 자신의 마음의 여유를 찾는 ‘미니멀리즘’이라는 삶의 철학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은 자신이 소유한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소유효과’ 심리로 인해 미니멀리즘 실천을 어려워합니다. 

 

소유효과는 자신이 소유하게 되는 순간 그 대상에 주관적 가치를 부여하여, 소유하기 이전보다 더 큰 애착을 가지고 가치를 더욱더 높게 평가하는 것을 뜻합니다. 소유효과는 이익보다 손실에 대한 심리적 효과를 크게 느끼는 손실 회피 경향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유효과를 극복하고, 미니멀리즘을 통해 내가 얻는 내면적 평화에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공간을 비움으로써 나의 마음을 넓히는 방법


우리는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소유효과를 이기고, 우리의 마음의 짐을 비우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첫째, 내 공간에 물건을 최소화합니다. 하루에 1개씩 당장 자신이 생활하는 것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물건부터 정리하세요. 물건을 버리기 아깝다면 보이지 않게 창고나 서랍장에 치워두거나,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둘째,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사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가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정말 없어서가 아닌,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혹은 가격이 저렴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물건이 쌓이는 순간 우리의 마음의 짐은 물건의 짐과 비례해 우리의 삶은 복잡해지게 됩니다. 그러니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는 연습을 해보세요.

 

대청소를 끝내고 난 뒤 찾아오는 뿌듯함을 매일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내 공간을 비움으로써 그곳을 차지하던 물건에 대한 걱정의 시간이, 온전히 나 자신을 생각하고 돌아보는 시간으로 바뀔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오늘부터 미니멀리즘을 실천한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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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재휘,and 박태희. "심리적 소유가 선택행동에 미치는 영향." 광고학연구 25.1 (2014): 71-89. 소유지각 방식과 소구유형을 중심으로.

이승혜. "소유효과와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소비자 심리의 상관성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성균관대학교, 2014.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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