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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둠이 두려웠어 하지만 - :체계적 둔감법과 공포 극복
  • 기사등록 2022-04-07 11:28:40
  • 기사수정 2022-04-13 09: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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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주원 ]



저 복도 끝에 뭐가 있을 것 같아.


사진 출처: pixabay 어려서부터 살았던 본가에는 긴 복도가 있다. 특히 저녁에 화장실을 갈려면 그 긴 복도를 지나가야 하는데 무서워서 생리현상을 참았던 적이 종종 있었다. 가끔 그런 생각들 다들 하지 않나. 저 복도 끝에 이상한 것이 서있을 것 같다 혹은 세수하다가 뒤를 돌아보면 귀신이 있을 것 같다는 비이성적인 상상. 나 역시도 그런 상상력으로 어둠을 막연히 두려워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공포영화에 형상화된 귀신의 모습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그때의 나는 그걸 이상하게도 극복하고 싶었었다. 그래서 공포영화를 종종 보았다. 봤던 것들을 또 보면서 눈을 가리며 보면 공포영화를 수월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나는 알게 모르게 인지심리학의 치료기법인 체계적 둔감법Systematic Desensitization을 활용해서 어둠을 극복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체계적 둔감법Systematic Desensitization이란?


긴장을 이완시킨 상태에서 자극의 강도를 점차 늘리면서 공포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을 시키는 치료기법을 의미한다. 이는 공포증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경우, 처음에는 벌레라는 단어 자체에 노출되다가 벌레 그림, 벌레 사진으로 점진적으로 공포의 위계를 높인다. 이후 벌레를 실제로 보게 되며 마지막에는 벌레를 만질 수 있게 된다. 물론 이 과정은 한 번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시행되며 긴장 이완 휴식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체계적 둔감법은 우리에게 일상 속 불안과 공포를 어떻게 다루면 될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누군가는 면접, 발표, 혹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들에서 불안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체계적 둔감법처럼 점진적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다. 한 번에 많은 진전을 이룰 필요는 없다. 그것과 친해지거나, 부딪혀보려는 노력 속에서 자신의 상상 속 공포와 불안은 점차 둔감화될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하지만


공포 감정은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착화된 필수적 생존 기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서워하면 멀리하게 된다. 멀리하게 되면 결코 그것에 다가갈 수 없게 된다. 하던 대로, 본성대로 멀리하면 편하다. 하지만 진화는 없다. 단편적인 예시로 만약 원시시대에 동물들이 무섭다는 이유로 사냥을 하지 않았다면 인류는 번영을 누릴 수 있었을까?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당연해 보이는 그것 역시도 그 누군가에게 두려웠던 처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전지대를 벗어나면 한때 공포스러웠던 것이 자신의 새로운 일상으로 변화하게 됨을 알게 될 테니. 그리고 그때 변화는 시작될 테니. 

 

당신은 무엇이 두려운가? 무엇을 멀리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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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ttps://www.healthline.com/health/systematic-desensitization#how-it-works

권석만, 『이상심리학』, 학지사, 2014.02.15. p62

https://www.youtube.com/watch?v=BoQLyZuA_Us&ab_channel=PracticalPsychology&loop=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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