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희
[The Psychology Times=편지희 ]
“내가 원하는 삶은 이게 아니었는데”
우리는 바라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과 현재 나의 모습 사이에서 괴리를 느낄 때, 좌절감을 마주한다. 이러한 우리의 정서 과정에는 ‘자기 불일치(Self-Discrepancy)’라는 심리 이론이 숨어있다. 자기 불일치란 실제 자기와 이를 비교하는 기준이 되는 자기 모습 사이의 차이를 말하는 개념으로, 이러한 자기 불일치가 커질수록 우리는 부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자기 불일치로 인한 힘듦,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자기불일치와 불편감
자신이 기대하는 ‘나’의 모습에 부합하지 못할 때 무력감과 우울이 찾아오는 것을 흔히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히긴스(Higgins)는 이러한 우울과 좌절을 ‘자기불일치 이론’을 통해 이야기한다. 자기불일치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본인에 대해 가지는 자기 개념에는 여러 차원이 있는데 그 차원에 불일치가 발생할 때 불편감이 생긴다고 한다. 자기불일치 이론에 따르면 자기의 개념은 현실적 자기, 이상적 자기, 그리고 당위적 자기의 세 가지 개념으로 나뉜다.
현실적 자기, 이상적 자기, 당위적 자기
‘현실적 자기(Real self)’란, “나 자신이 생각하기에 나는 실제로 ~한 사람이다”라는 문장으로 떠올려볼 수 있다. 쉽게 말해, 현재 나의 모습을 칭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현실적 자기는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자 우리의 현 상태를 보여준다. 이에 비교해 ‘이상적 자기(Ideal self)’란, “내가 바라는 나의 이상적인 모습은 ~한 사람이다.”라고 요약해볼 수 있다. 즉, 자기가 되고 싶은 자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당위적 자기(Ought self)’란, “나는 꼭 ~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로 표현될 수 있는 개념이다. 즉, 사회나 타인에 의해 기대되는 나의 모습을 말한다.
‘현실적’ vs ‘이상적’ 자기 불일치
현실적 자기와 이상적 자기 간의 불일치란, 현재 자기 모습이 이상적 상태와 맞지 않는 조건을 말한다. 현실 속 자기 모습과 이상적으로 바라는 자기 모습이 다를 때, 우리는 실망, 좌절, 우울 등 낙심의 정서에 취약해진다. 즉, 현실적-이상적 자기 불일치는 우울 증상과 유의미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현실적’ vs ‘당위적’ 자기 불일치
현실적 자기와 당위적 자기 간의 불일치는 자신의 현재 모습이 도덕적 의무로서 이행하기로 한 상태와 맞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우리는 이러한 불일치를 겪을 때 스스로 죄책감, 자기 비하, 불편감을 겪게 된다. 현실적-당위적 불일치는 주로 불안 증상과 더 상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때 우리는 높은 사회적 회피와 불안, 부정적 평가에 대해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자기 불일치, 어떻게 헤쳐 나갈까?
우리는 단지 현재를 기준으로, 이상적인 자기 모습 혹은 기대되는 자기 모습을 비교하기 때문에 우울과 불안을 겪게 된다. 자기 불일치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우리는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현재를 기준으로 자기 차이의 간극에 초점을 두지 않고, 미래에 초점을 둘 때 우리는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수 있다. 히긴스(Higgins) 등 연구자들에 따르면, 현재의 상태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이상적 자기나 당위적 자기에 초점을 둘 때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미래에 초점을 둠으로써 긍정적 정서를 가지게 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마음 챙김 훈련도 부정적인 정서를 완화하는 하나의 전략이다. 자신의 마음속의 부정적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나만의 마음 챙김 방식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길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나는 이런 사람이 될 거야”
현재의 나, 바라는 나, 기대되는 모습의 나까지…
‘나’라는 사람은 하나의 인격체이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나’를 마주한다.
꿈꾸는 이상과 어긋나있는 자기 모습에 좌절될 때면,
나를 바라보는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 잠시 멈추어 생각해보자.
부족한 현재의 상태가 아닌, 빛나는 당신의 미래로 시선을 옮겨갈 때
그대는 분명 다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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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이영호, 최정원. (1998). 실제자기 수준, 이상적 자기 수준 및 자기불일치 수준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 Korean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Vol.17 No.1. 69-87.
김학렬, 조용래, 임일모. (1995). 자기 - 불일치와 심리적 불편감의 관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경정신의학 34.5: 1416-1431.
장건희. (2007). 자기애와 자기불일치 및 사회불안의 관계. 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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