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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하지영 ]


의복의 기능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체온 조절, 신체 보호, 동작의 능률화, 청결 유지, 더 나아가 직업 등 신분의 표현, 예절과 품위 표현, 개성의 표현 등을 들 수 있다. 타고난 외형은 기본적으로 그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옷을 활용함으로써 본인이 대외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인상을 2차적으로 결정하기도 한다.

 

1968년 프랑스 태생의 에디 슬리먼은 입생로랑 리브고쉬의 남성복 디렉터, 디올 옴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생로랑 파리의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현재는 셀린느 아티스틱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매우 저명한 패션 디자이너이다.

 

20년간 프랑스의 하이패션을 지도해 ‘스키니(skinny)’를 하나의 남성복 라인으로 정착시키며 여성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남성복을 부각시키며 남성 패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에디 슬리먼은 그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가능한 참견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호작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관찰하는 것’이라 밝혔다.

 

슬리만의 디자인에 있어 눈여겨볼 수 있는 특징은 옷에 있어서 성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는 “옷이란 여성성과 남성성을 모두 공유할 수 있고 그것이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하였다. 디올 옴므에서 스스로의 작업에 대해 ‘로맨틱한 남성복‘이라 일컬었고 이로 파급된 미소년의 슬림 함에 대한 동경은 기성세대의 다이어트를 이끌었으며 이는 당시 시대의 남성상이 지배적이기보단 부드럽고 보호해 주고 싶은 모습이 대세가 되었음을 반영한다. 따라서 슬리만의 디올 옴므는 복식뿐 아니라 남성의 이상적 외양까지도 바꾼 전환점이었다.

 

또한 그의 디자인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미니멀리즘이란 ‘최소한의 예술’을 뜻하며 말 그대로 단순성과 순수성을 추구한다. 슈트에 있어서 서양에서 남성의 권위와 힘, 조직과 격식의 상징을 나타내는 넥타이를 생략하고 셔츠 또한 과감히 생략하며 남성복에 있어서 유례 없던 노출 패션을 선보였고 이는 남성들에게 기대되었던 체면, 격식으로부터의 해방을 나타냈다.

 

정형화된 시선에서의 자유로움은 에디 슬리먼이 본질적으로 추구하였던 디자인의 목표이다. 청소년기 체구가 유독 작았던 그는 타고난 외형으로 인해 왕따를 경험하였고 사회적 통념을 이기기 위한 방식으로 패션디자인을 선택하였다. 그는 직접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남성의 약함’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며 본인만의 미적 추구, 섬세한 감수성 등을 옷을 통해 비형식적인 방식으로 표출하였고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대중 혹은 새롭게 받아들이는 대중들에게 큰 영감이 되었다.

 

또한 에디 슬리먼의 패션은 ‘하위문화성’의 특징도 지니고 있다. 하위문화 스타일은 하위집단 구성원들의 집단 관여도를 표출하는 방식이며 지배문화의 가치관에 대응하는 정도를 말한다. 일명 ‘히피 룩’이라 불리는 그런지 룩은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발로 시작되어 예복의 하이패션을 비형식화 함으로서 상, 하위 요소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오늘날 발달한 많은 패션은 단순히 생리적 성별과 사회 규범을 넘어 직접 몸이 경험하고 정신적으로 옳다고 느끼는 가치에 의해 도출되었고 이는 점진적으로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며 다양한 기성복으로 보편화되었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사랑받는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인 생로랑, 셀린느의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은 인간 본연의 사회성을 설명하기 위한 최적의 메타포가 옷과 패션임을 직접 증명했다. 이외에도 패션 디자이너들이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철학과 사회적 가치들이 모여 만든 옷은 특정 사회집단에 포용을 가져다주고 그 사람의 정체성을 대변한다. 따라서 패션은 단순히 외형을 장식하기 위해 나타나는 예술이 아닌 자아의 본질과 사고를 표현하기 위한 가장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실천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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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표기

노주현 (2020). 패션 글쓰기를 위한 옷 입기의 철학적 메타포 연구. 한국기초조형학회.

방수란 (2018). 에디 슬리만의 남성복에 나타난 작품특성 연구-1997년-2016년 중심으로-. 한국디자인문화학회지. 297-309

엄신, 김현주 (2022). 현대 패션에 나타난 젠더리스 경향. 디지털융복합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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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7-05 06: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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