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
[The Psychology Times=루비 ]
교권이란 말이 있다. 학생의 교육활동을 위한 교육에 필요한 교사로서의 권위와 권리, 비슷한 말로 수업권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이 교권, 수업권의 힘이 약하다. 의사의 의료 행위는 누구도 서로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학교 현장에서는 학부모부터 지역 사회인, 외부 강사, 심지어 학생들까지 수업을 매우 쉽게 생각한다. 언론에서도 입이 아프도록 떠들어대지만 무너진 교권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말로 교권, 즉 수업권은 그렇게 쉽게 보아도 될 일인가?
초등을 예로 들자면 초등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4년간 전국 12개의 교육대학 중 한 곳에서 전문적인 교육과 함께 교생실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교대를 졸업하면 2급 정교사 자격이 주어진다. 학교에서 교사로 몇 년간 경력을 쌓은 뒤에는 1급 정교사 자격이 주어진다. 엄연히 여러 제도적 과정을 거쳐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교대를 의대처럼 6년제로 개편하자, 인턴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 이 주제로 깊이 있게 연구해보진 않았지만 일정 부분 동의가 되기도 하다. 교사는 지식 위주의 임용시험을 치른 후 너무나 쉽게 현장에 내동댕이쳐지는 기분이다.
제도적 변화가 뒷받침되어야겠지만 그렇다 해도 학교 현장에는 소위 자칭 전문가들이 난무한다. 교육이 과거의 상처와 안 좋은 잔재로 불신의 골이 깊은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 시대 초중고 교사들은 소위 출중한 능력을 지닌 인재들로 대거 포진해있다. 초중고 학생들의 장래희망에도 교사는 거의 언제나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만큼 선망받는 직업이나 사회적 대우는 열악하다. 막무가내로 이어지는 학부모 민원, 교권침해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학생들, 언론의 동네북으로 전락한 교사의 지위...
교육에 너도나도 참여하겠다고 앞장서서 나서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서로의 전문적인 영역을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교육의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교사를 존중할 때 교사들도 학생들을 위해 최선의 교육을 고민하고 해 나갈 수 있다고... 교실 속 학생들이라는 선원들과 1년의 항해를 하는 선장에게 이러쿵저러쿵 참견을 한다면 배가 폭풍우에 난파해버리지는 않을까? 교사를 믿지 못하면 결국 허수아비 같은 존재가 된 교사가 할 수 있는 교육이란 힘없이 축 쳐진 채 엉망이 된 교육현장을 바라보는 것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교사들은 더욱더 수업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사의 가장 큰 본분은 바로 수업을 하는 것이니깐 말이다. 일본의 작가이자 초등교사였던 하이타니 겐지로는 교사들이 매시간 특별방송 같은 수업을 하기를 원했다. 교사의 진정한 권위는 바로 이 수업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죽은 지식을 답습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생생히 살아있는 교육을 해나갈 때 바로 그곳에 교사로서의 힘이 우뚝 설 것이다. 또한 각계의 교육주체들과 소통의 창구를 항상 열어두자.
교사가 교육전문가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우리의 권리를 지키면서 그렇게 부단히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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