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연
[The Psychology Times=정세연 ]
현대 사회 속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소비자가 접하는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 모든 정보를 처리하여 의사결정을 내리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특히 물건을 살 때 날마다 쏟아지는 새로운 제품과 정보들로 인해 스스로 여러 물건을 꼼꼼히 비교해보고 사기보다는 광고 속에서 자주 보던 제품이나 유명인 또는 전문가의 말, 가격 등만 보고선 물건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직관적 판단에 의한 소비를 했을 경우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뒤 실망하여 구매한 것을 후회한 경험이 한 번쯤은 다들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계속해서 이러한 직관적인 방법을 통하여 대부분의 소비를 결정하는 것일까?
인지적 구두쇠
인간의 뇌는 1, 4kg에 불과하지만, 사실 우리 몸의 전체 에너지 중 20%나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분석한 뒤 이를 바탕으로 신중히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은 기본적으로 깊이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여 생각을 최소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러한 인간의 특징을 정의한 단어가 바로 ‘인지적 구두쇠’이다. 이것은 Susan Fiske 교수와 Shelley Taylor 교수가 1991년 처음 쓰기 시작한 용어로 “구두쇠가 돈을 아끼듯, 인간은 생각을 아낀다”라고 하며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라고 정의한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에게는 인지적 자원 또한 한정되어있어 정보처리 능력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판단의 어림법 (휴리스틱)
우리는 인지 과부하에 봉착했을 때 정신적 노력을 최대한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써 ‘판단의 어림법’에 의존한다. 일반적으로 ‘판단의 어림법’이란 문제해결에 대한 정신적인 지름길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것을 사용하면 생각할 필요가 거의 없다. 따라서, 어림법은 우리가 그 주제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하고 생각할 시간이 없는 경우, 혹은 지나치게 많은 정보의 양으로 인해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는 경우, 문제의 사안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 그것에 관해 주의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경우 등에 쓰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한, 우리가 결정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지식이 거의 없을 때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들에서 소비자는 합리적인 근거들을 바탕으로 모든 결정을 신중히 내리기보다는 어림법을 이용한 직관을 통해 빠른 결정을 내린다. 즉, 불확실하고 복잡한 선택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도구로써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어림법은 구매의 결정 과정 중 일부분을 생략하게 만들어 의사결정을 단순화시키고 인지적 노력을 간소화시키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하나의 근거 또는 특정 단서에만 의존하게 함으로써 그릇된 판단과 행동의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는 한계점 또한 가지고 있다.
소비 습관 변화시키기
과거 대부분의 경제 이론들은 사람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을 바탕에 두었다. 하지만, 현대의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간은 대체로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인간은 오히려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판단과 결정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 속 소비자들이 현재 정보의 홍수로 인하여 선택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구매 의사결정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로 인해 우리가 사용하게 되는 어림 기법은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낭비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재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유익한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비논리적 추론으로 잘못된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어 언제나 올바른 판단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항상 직관적 판단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때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양한 정보를 살피며 심사숙고하여 결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참고문헌
엘리어트 애런슨. (2014). 인간, 사회적 동물. 서울:탐구당.
이태준. (2014). 금융광고에 사용된 공시정보의 제시형태와 금융소비자의 개인적 특성이 판단의 어림법에 미치는 영향 : 노력 휴리스틱을 중심으로. 광고학연구, 25권(1호), 7-26p.
허정록, 조정화. (2017). 가격할인제시 방식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와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 : 미용 산업을 중심으로. Management & Information Systems Review, 36권(1호), 21-40p.
[김경일의 심리학 한토막] 고민 없이 빨리 판단하려는 경향 혈액형별 성격론이 대표적 사례 [조선멤버스].(2019). URL: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3/2019122300314.html
[원 클릭 시사] 인지적 구두쇠 [브릿지경제]. (2019). URL: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91025010008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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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소비를 할때는 불합리한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현명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