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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영언 ]


친구 3명이 모였다. 친구 A가 물었다. “뭐 먹고 싶어?” 친구 B는 “네가 먹고 싶은 걸로 먹자”라고 대답했다. 친구 C는 “나는 아무거나 상관없어”라고 말한다. 결국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친구 3명은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게 된다. 이 식사 자리는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고 그렇게 끝났다. 이러한 상황 한 번쯤 겪어봤지 않은가? 모두가 원하지 않은 일을 단 한 사람도 반대하지 않아서 그 결정을 택하게 되는 경우, 사람들은 이상적인 선택을 택하지 못한다. 서로의 눈치만 보다가 결국 좋지 않은 결과를 마주치는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이다.



'에블린 패러독스'란?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적으로 ‘에블린 패러독스’라고 한다. ‘에블린 패러독스’의 기원이 된 이야기가 있다. 한 날, 조지 워싱턴 대학의 하비 교수는 처가를 방문했다. 장인어른이 말씀을 꺼내셨다. “에블린에서 외식이나 할까?” 교수의 아내는 ‘괜찮네요’라고 답한다. 장모도 좋다는 반응을 보인다. 운전자인 하비 교수도 “장모님이 원하시니까 갑시다”라고 한다. 에블린까지 아주 먼 거리를 달렸다. 찌는 폭염 속에 에어컨도 되지 않는 차로 식당에 도착했다. 그러나 밥도 그저 그랬다. 돌아오는 길에 가족들은 알아챘다. 그 누구도 이 결정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장모는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아내는 모두가 나가는 분위기여서 가겠다고 한 것이었다. 하비 교수는 장모님께서 나가는 것을 원하시니 나간 것이었다. 처음 외출을 제안했던 장인어른은 분위기를 띄우고자 제안했다고 말한다. 즉, 자신이 원하는 것이 각자 있었지만 아무도 자신의 희망 사항을 말하지 않았다. 단지 타인들의 결정에 자신의 결정도 영향을 받고 휩쓸려갔을 뿐이다. 

 

생활 속 '에블린 패러독스'


‘에블린 패러독스’ 현상은 또 어디서 자주 나타날까?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대학생의 경우에는 조별 과제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주제를 정하거나 조별 내에서 역할을 정할 때, 자신이 원하는 주제나 역할이 아니어도 나머지 조원들이 괜찮아하는 분위기면 자신의 진심과 다르게 합의하게 된다. 그 조의 힘과 분위기에 휩쓸려 결정에 동의하게 되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이런 상황은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한 마디로 서로의 눈치만 살피다가 주류에 따르려는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악영향이다. 

 

'에블린 패러독스'의 문제점


‘에블린 패러독스’의 부작용은 무엇이 있을까? 개개인이 다양한 의견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의견 제시보다는 의견에 동조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건강하고 최선의 의견을 찾기보다 적당한 의견을 따라가게 된다. 또한 조원, 조직원들이 자신이 맡은 바에 책임을 회피하게 만든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있어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조직의 크기가 커질수록, 맡은 프로젝트의 영향력이 클수록 회피의 속성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우리 사회는 자신의 희망 사항을 말하거나 의견을 내는 행위에 굉장히 조심스럽다. 그러나 자신의 의견이 올바른 방향이라면 의견을 던져보자. 모두가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보다 새로운 의견이 더 좋은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무 의견도 내지 않는다면 남도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되지만 나도 그 행동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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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기섭, 「토론에서 ‘반대’가 필요한 이유」, 어린이강원일보, (2017), http://www.kidkangw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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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14 10: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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