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
[The Psychology Times=김재중 ]
['나'의 '정체성'을 찾아서 ]
여러분은 거울을 들여다 볼 때 어떤 생각을 하는가? 많은 사람은 대게 오늘 열심히 손질한 머리카락이 만족스럽게 나왔는지, 화장은 잘 되었는지, 얼굴에 다른 트러블이 난 것은 없는지 등등 외적인 부분을 생각할 것이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도 ‘나’이지만, 진정한 ‘나’의 개념은, 개인의 ‘정체성’은 외적인 부분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너도나도 하는 것이니깐, 다들 빨리빨리 앞서가려 하니까 하는 분위기에 이끌려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대외활동과 인턴을 하는 모습은 우리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모습들이며 남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불안한 세계정세와 정치 경제 외교 상황과 계속되는 취업난 속에서 형성된 무한경쟁 구도, 어쩌면 우리는‘나’가 기준이 아니라 ‘남’과 ‘사회’가 기준이 되어 허겁지겁 따라가고자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필자는 오늘 독자들과 함께 ‘정체성의 심리학’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발짝을 내딛고자 한다.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정체성이란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의미 있는 지에 대한 이해가 바로잡혀 있고, 이를 기반으로 삶의 방향에 대해 결단을 내린 정도를 뜻한다.
개인이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정체성’은 중요한 개념이다. 비단 ‘정체성’은 직업에 관한 것 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 정체성은 개인마다 개념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본인의 삶의 궁극적인 목표일 수도 있고, 언제라도 어디라도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일 수도 있고, 삶을 살아갈 때 계속해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일 수도 있다.
정체성이 잘 형성되어있는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첫째로, 영혼의 엑스레이 사진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자신에게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 것 인지를 알고, 자신이 어떠한 것에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알고 있으며, 자기 삶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무엇 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자신의 목적지가 찍힌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고,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결정을 상당 부분 내려서 목적지를 바로 알고 있고, 그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자신의 삶에 대한 지침, 본인만의 가치 판단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개인이 삶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삶에서 직면하게 될 다양한 상황에서 개인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를 올바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체성이 잘 형성되어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바로 알고, 스스로기 인생의 온전한 주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잘 되어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선택을 하며, 선택에 따른 책임 또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에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개념과 정체성의 차이]
내 이름과 성별, 가족관계, 소속된 직장이나 학교 등등에 대한 개념은 모두가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해보기를 이런 개념들을 잘 알고 있다고 해서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선뜻 대답하기는 힘들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자기개념’을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추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자기개념과 정체성은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다.
정체성은 더욱 고차원적인 개념이며, 확실한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는 차이가 있다. 자기개념은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단순하게 나열하는 것이라면, 정체성은 이러한 자기개념들이 갈등과 타협, 고뇌와 결단의 과정을 거쳐서 자신에게 있어서 중요한 정도에 따라 나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정체성은 조화와 질서를 지향한다는 점을 차이로 이야기할 수 있다.
개인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과 주변 환경 속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질서 이루며 살아가는 것을 지향한다.
같은 행동이라도, 자신이 하는 것을 자신도 왜 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고 행동하는 사람과 그다지 대단한 일처럼 보이지 않더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명확한 뜻이 있고, 의미를 부여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명확한 차이가 있다. 적어도 후자는 정체성을 알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판단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는 책의 주인공은 나, 작가도 나]
이 글을 읽은 모든 이가 잠시 단 5분 만이라도 멈춰서, 자기 자신에게 딱 3가지 질문을 던져봤으면 한다. 생각은 그 질문을 던진 후 생각하는 시간을 얼마나 가지는 지는 여러분의 자유이다.
내가 사는 삶은 어떤 삶이고, 무엇을 위한 삶인가? 내가 설정한 목적지는 무엇인가? 나는 내 삶에 있어서 명확한 기준이 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을 해봤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고자 하는 능력과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시대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의 이야기’는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져본다.
‘나’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고, 분명한 목적지가 있으며, 내가 하는 일들에 대한 의미가 있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그 이야기는 다채롭고 풍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라는 책의 주인공은 부모도, 사회도 아닌 ‘나’이다.
‘나’라는 책을 써 내려가는 작가도 ‘나’이다. 여러분 개개인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고귀하고 존엄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온전한 삶의 주인으로서 이야기를 완성해나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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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박선웅.(2020). 정체성의 심리학. 21세기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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