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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수연 ]


pixabay

심꾸미에 합격한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후기를 쓰게 된다는 식상한 말을 답습하게 되었다. 실제로 지난 반년은 심꾸미로서도, 개인적으로도 매우 빠르게 지나갔다. 그래서 심꾸미로서 느낄 수 있는 뿌듯함과 기쁨 역시 빠르게 지나가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난 5개월 동안 심꾸미 원고 기자로 활동하면서 총 10건의 심리학 기사를 작성했다. 기사를 작성할 때 가장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은 글의 주제를 잡는 일이었다. 심리학은 종류도 많을뿐더러 깊이도 깊었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만큼 단편적이고 확정적인 지식으로 전달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다 보니 주제를 잡는 일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당연했다. 그럴 때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들었던 대학생 기자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라는 말에서 출발하곤 했다. “내가 가진 특징들에서 심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나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렇게 나에게로부터 시작된 기사 9편이 완성되었다. (마지막 1편의 기사는 개인적 관심사인 사이코패스에 대한 주제를 다뤘다. 눈 씻고 찾아봐도 나에게 사이코패스적 면모는 없다.)

 

  1. 왜 자꾸 친구에게 질투가 날까?

  2. 타인의 시선, 약일까? 독일까?

  3. 행복하게 성장하자, 후회와 성찰

  4. 공부는 안 했는데, 시험은 잘 볼 것 같은 이유

  5. 비관이 나를 슬프게 만들 때

  6. 이땐 사야해! 블랙프라이데이에 사게 되는 이유

  7. ‘쟤 진짜 별로다’의 심리

  8. 나를 지켜라?!

  9. 음악 꼭 들어야 하나요?

 

위의 9가지 기사 제목만 보아도 나의 특징이 묻어난다. 어찌 보면 부끄럽기도 하다. 친구를 질투하는 모습,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모습, 강한 자기 비관에 빠지거나, 남을 미워하는 모습까지 나중에 보면 흑역사가 될지도 모른다. 미숙한 나의 모습이 인터넷에 그대로 박제되었다. 그럼에도 내가 5개월 동안 꾸준히 나에 대해서 쓸 수 있었던 것은, 기사를 위해 자료 조사를 하며 내가 건강해지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의 못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난 왜 이 정도밖에 안되지?’라는 자기 비하를 하기 일쑤였다. 세상에서 그런 못난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나의 모습을 심리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이상하지 않다는 용기를 주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으면 이런 연구가 이뤄지고 이론까지 만들어졌을까?’, ‘그런데도 이렇게 극복한 사람이 있구나’, ‘이렇게 하면 해결되는 문제였구나’ 

 

이름도 모르는 연구자가 밝혀낸 심리학 이론으로부터 위로받는 순간들이 있었다. 내가 받은 위로를 글로 적어 독자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모자란 글솜씨에 항상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스스로를 미워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나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나를 미워하는 일은 마음대로 멈춰지는 것이 아니었다.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행동을 왜 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와 행동이 다르더라도 이해할 수 있기에 사랑할 수 있다. 이것은 나를 사랑하는 일에도 필요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행동을 왜 하는지 이해하고 나니 그 행동을 하는 내가 밉지 않았고, 어떨 때는 인정하고 어떨 때는 고쳐나갈 수 있었다. 대외활동으로 시작했던 심꾸미 활동이 나에게 남긴 것은 한 줄의 스펙 그 이상의 것이 되었다.

 

이제 심꾸미와 The Psychology Times를 떠난다는 것이 아쉽지만, 지난 5개월 간의 경험이 나의 양분이 되었기에 나와 심꾸미, T.P.T는 항상 함께 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난 기사

왜 자꾸 친구에게 질투가 날까?

타인의 시선, 약일까? 독일까?

행복하게 성장하자, 후회와 성찰

공부는 안 했는데, 시험은 잘 볼 것 같은 이유

비관이 나를 슬프게 만들 때

이땐 사야해! 블랙프라이데이에 사게 되는 이유

‘쟤 진짜 별로다’의 심리

나를 지켜라?!

음악 꼭 들어야 하나요?

사이코패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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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2-16 17: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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