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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연수 ]


게티이미지 코리아

다들 한 번쯤은 “요즘 애들은~”, “나 때는 말이야~” 라는 말을 해보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이 말은 보통 나이가 많은 사람이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훈수를 둘 때 쓰는 말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흔히 ‘꼰대’라고 부른다. 틀에 박힌 과거의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사상이 요즘 시대에도 통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꼰대라고 불리는 그들에게도 분명히 과거는 존재했고, 그 과거에는 또 다른 그 시대만의 꼰대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과거를 겪었음에도 결국 나이가 들며 꼰대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결국 우리도 꼰대가 될까?

 



왜 과거를 되뇔까



우리는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계속해서 과거를 회상한다. 최근 1998년 학교 분위기를 모티브로 한 뉴진스의 ditto 뮤직비디오가 흥하였는데, 향수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세대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3번이나 나왔음에도 흥행한 이유 역시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과거의 분위기를 드라마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소비로도 알 수 있다시피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아련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꼰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꼰대가 자꾸 소위 잘나갔던 자신의 과거를 자랑하는 것은 일종의 과거 회상이다. 과거와 현재 상태가 실질적으로 다른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더 좋게 회상하는 경향을 ‘장밋빛 회고(rosy retrospection)’라고 한다. 다른 말로는 ‘좋았던 옛날 편향’이라고도 부른다. 이 심리에 의하면 꼰대들의 행동이 쉽게 이해가 된다. 그들은 현재의 삶이 어떻든 과거가 더 아름답기 때문에 자꾸 현재에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들이 젊었을 때도 상사에게 대드는 부하직원이 있었을 테지만, 그보다는 상사에게 깍듯하게 대한 부하직원만 기억 속에 남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하직원이 조금만 바른말을 해도 예의 없다고 느끼게 되고, 비로소 ‘요즘 애들은~’ 이라는 말을 내뱉는 꼰대가 되는 것이다. 

 



우리도 과거를 되뇐다


 

과거를 미화하는 경향은 요즘 기성세대들만의 특징은 아니다. 기성세대보다 더 윗세대들도 분명히 과거를 미화해왔고, 사실 우리 역시 과거를 미화하는 중이다. 코로나19가 나타나기 전, 경기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가 장기화하고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많은 사람이 과거의 경기가 더 좋았다며 아예 과거를 재평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 역시 대표적인 장밋빛 회고라고 볼 수 있다. 


장밋빛 회고는 나이대가 높을수록 쉽게 나타날 순 있지만, 낮다고 해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초등학생은 유치원 시절을, 중학생은 초등학생 시절을 그리워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매년 달라져 가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힘들고, 이미 적응된 과거는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성세대들이 과거를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우리의 미래일 수 있다. 물론 과거를 미화한다는 이유만으로 부하직원에게 강요나 갑질을 한다면 문제가 된다. 그런데 요즘엔 조언과 오지랖을 구분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과거를 말한다고 해서 무조건 권위적인 꼰대가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좋은 이야기는 귀담아듣는 문화가 정착했으면 좋겠다.

 



모두가 빛나길


 

이 기사를 읽는 사람은 10대일 수도, 20대일 수도, 혹은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어떤 나이대를 살고 있더라도 우리에게는 과거가 존재하기에 당장은 빛났던 과거가 그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역시 언젠가는 과거의 일부가 될 것이기에 미래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실 우리는 가장 반짝이는 하루를 살고 있는 셈이다. 이 기사를 아침에 읽었다면 오늘 하루는 반짝이길 바라고, 저녁에 읽었다면 오늘 하루도 열심히 반짝이느라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과거만 기억하는 꼰대가 되지 않게, 항상 미래가 과거보다 더 반짝이길 모두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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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문세영, “‘장밋빛 회상’? 옛날 본 TV프로 다시 찾는 이유”, 코메디닷컴

닐 버튼, “향수의 의미”, Psychology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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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10 21: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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