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을 향한 갈망 (1)

숙면을 향한 갈망 (1)

양진서

기사등록 2023-03-30 16:18:53

[The Psychology Times=양진서 ]

세계 수면의 날이란?

'세계 수면의 날'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지난 3월 17일은 수면을 기념하고 의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을 논의하는 세계 수면의 날(World Sleep Day)이었다. 이 행사는 수면 의학을 연구하는 의료원들에 의해 시작됐다. 세계 수면의 날 위원회가 주관하며, 수면 장애에 대한 보다 나은 예방과 관리를 목적으로 매년 춘분 전 금요일에 개최된다.

제1회 세계 수면의 날의 목표는 수면 의학을 연구하는 의료계 구성원들이 모여 수면과 관련된 주요 정보를 논의하고 이를 전 세계에 배포하는 것이었다. 올해 행사는 ‘수면은 건강에 필수적이다’라는 문장이 주요 테마다. 영양 잡힌 식사와 충분한 운동 이외에도 잠은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올바른 수면 습관은 사회적 행복의 기초가 되는 행동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 수면은 사회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세계 수면의 날은 수면 건강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간과해서는 안 될 수면의 중요성

그렇다면 수면은 우리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논문 <수면 일주기 리듬의 개인차에 따른 수면습관, 심리적 적응 및 학업수행의 차이>에서는 대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과 행동 건강을 조사했다. 일주일 수면 리듬을 조사해 학생들을 일찍 일어나는 아침 활동형과 늦은 시간까지 깨어있는 저녁 활동형으로 분류했다. 이후 집단별로 나타나는 특성을 비교하며 수면이 대학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먼저 ‘대학 생활 부적응척도’의 경우 저녁 활동형 학생들이 대부분 자신감이 부족하고 집중력이 낮다는 공통점이 발견됐다. 양호하지 못한 건강 상태로 수업이나 활동에 집중하지 못해 대학 생활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또한 정신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행동 건강 척도’ 분석을 통해 아침 활동형에 비해 정신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결과도 나타났다. 성적 역시 아침 활동형이 저녁 활동형보다 높았다. 해당 연구는 건강한 수면 습관이 곧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만든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슬립테크’ 가전만이 해답일까?

사진 출처·국민일보

현대인들은 수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을까? 우리는 충분한 수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정작 이를 위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는다.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한다. 24시간 카페, 24시간 식당, 밤샘 공부 등 현대 사회는 잠을 철저히 배척하는 태도를 보인다. 지나친 불안과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 장애 역시 건강한 수면 습관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이런 현대인의 고충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마케팅 역시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수면의 날을 맞이해 수면 패턴 파악, 수면 습관 개선 등을 돕는 갤럭시 워치를 홍보하기도 했으며,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업무 협약을 맺고 수면 케어 서비스인 ‘브리즈’를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미국의 슬립테크 스타트업 ‘슬립넘버’는 사용자의 체형과 체온에 맞는 스마트 침대를 제작했다. 한편 핀란드 기업 ‘오우라헬스’는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반지인 ‘오우라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불면과 수면 장애 고민을 해결해 주는 슬립테크 시장은 성장세를 보인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슬립테크 시장의 규모는 2019년에는 110억 달러였으나, 2026년에는 321억 달러까지 확대된다. 그러나 과연 이런 슬립테크 가전이 현대인들의 수면 장애를 말끔히 개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첨단 기술이 수면의 질 향상을 보조할 수는 있겠으나, 슬립테크 구매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거금을 들여 스마트 침대를 구입하거나 갤럭시 워치를 착용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