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소연
[The Psychology Times=권소연 ]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사람 때문에 울기도 웃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 속에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바운더리를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바운더리’라는 용어는 정신과 의사인 문요한 작가의 저서 ‘관계를 읽는 시간’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이 용어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나를 해치지 않고 사람들과 건강한 교류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종의 심리 필터 같은 것이다. 이 글에서는 위의 책 내용에 기반해 바운더리의 역사와 건강한 바운더리를 재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다룰 것이며 자신을 지키며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위의 책에 의하면 바운더리는 ‘인간관계에서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하게 하는 자아의 경계이자 관계 교류가 일어나는 통로’를 말한다. 이 바운더리의 핵심 기능은 보호와 교류이며 바운더리가 건강한 사람은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해로운 것은 내보낼 수 있다. 이처럼 개체를 유지하며 환경과 교류하기 때문에 개별적이면서도 의존적이다.
이런 바운더리는 언제 만들어질까? 바운더리는 평생에 거쳐 수정되지만 결정적으로는 어릴 적 자아의 형태가 생길 때 주로 만들어진다. 즉 인간이 태어난 직후에 맞이하는 가족 관계, 그 중에서도 애착 대상과의 관계가 바운더리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애착이란 한 개인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 느끼는 강한 감정적 유대관계이며 한 아이는 애착대상이 관계 속에서 보여준 수많은 위로와 지지, 함께한 따뜻한 추억과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아 안정적이고 단단한 심리 기반을 다질 수가 있다.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애착 관계 형성 시기에 반복적인 손상을 입으면 바운더리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이 바운더리의 문제로 인해 살아가며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할 때 비슷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을 수가 있다.
출처: 픽사베이건강한 바운더리를 만드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기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나로서 존재하고 기능할 수 있는 자기세계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 지나치게 방어적이고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쓸 일이 별로 없다. 이 때 자기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립이 중요하다. 이 독립은 양육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즉 양육의 목적은 애착이 아닌 독립인 것이다. 아이가 안정적으로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나면 다음의 발달과제는 탐색이다. 단단한 심리적 기반이 생긴 아이는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탐색하며 이를 통해 곧 자기만의 기호와 취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이처럼 건강한 자기세계를 가진 이들은 현재에 행복할 수 있다. 본인의 영혼이 충만해지는 행위를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행위의 결과나 보상과는 상관 없이 행위 자체가 나의 영혼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라틴어로 ‘오티움’이라고 한다. 누군가에겐 요리,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이 될 수 있다. 이 오티움은 고달픈 삶의 위안이 될 수 있으며 어른의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오티움이 깊어지면 본인만의 색깔을 가지게 되어 주위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새로운 인간관계가 만들어지고 깊어질 수 있다. 이처럼 관계 유지에 매달리며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자기세계를 세울 때 비로소 우리는 자아와 관계의 균형을 맞춰나갈 수 있다 .
출처: 픽사베이
위에 소개한 방법들을 통해 마음의 구멍을 조금씩 메워가며 바운더리를 다시 세울 수 있고 비로소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친절해질 수 있다. 현실적으로 바운더리에 문제가 아예 없는 경우는 드물며, 우리는 상처를 통해 더 건강한 바운더리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적당한 애착 문제는 후에 세상을 헤쳐 나갈 독립심을 키워주고, 상호적인 관계를 맺어갈 기초가 되며, 대상을 헤아려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준다. 이와 같이 좌절은 더욱 성숙한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인간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기에 가끔 무너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나를 돌보고 성찰하며 어른이 될 수 있다. 만약 계속 반복되는 패턴의 인간관계 문제로 인해 힘들었다면, 위의 방법들을 통해 조금씩 나의 바운더리를 메꿔나가면 더욱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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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요한.2018.관계를 읽는 시간. 길벗
해맑은 심리발달센터.2015. 애착이란?. http://www.해맑은.kr/bbs/board.php?bo_table=v5_03&wr_id=9&ckattemp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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