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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예빈 ]

 


"안녕하세요, 저희는 청년 단체에서나왔는데요. 


혹시 심리 테스트 해보실 의향 있나요 ^^?"



길을 걷고 있던 필자의 발걸음을 붙잡았던 단어. 바로 '심리'이다.

마침 바쁘지도 않았고 심지어 '심리'라니! 필자를 매혹하기에 충분했다.

한국심리학신문 심꾸미 기자인 내가 심리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엄청나게 큰 규모로 심리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팜플렛까지 보여주며 홍보하고 있기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렇다. 그렇게 나는 그들의 수법에 걸리고 만 것이다.

그들과 대화를 하는데 마치 홀린 듯이 20분 이상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홀린 듯이 나의 개인정보를 흘려주고 나왔다. 집에 와 보니 그들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전부 필자가 직접 경험한 바이다. "어떻게 저런 수법에 넘어가지? , 너무 순진한 거 아니야?" 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필자처럼 강단 있는 성격의 사람도 넘어갈 정도로 그들의 포교 방식은 치밀하고 체계적이다. 이때 '그들'은 바로 '사이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는 '사이비'에서 '심리학'을 이용해 사람들을 포섭하는 방식을 소개하고, 필자처럼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이에 대한 주의성을 알리고자 한다.

 



"도를 아시나요?"는 끝났다! 사이비도 MZ세대!




"도를 아시나요?" 의 시대는 지났다. 요새는 절대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너무나 뻔하고 구시대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까지 "홍대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라는 질문은 종종 있는 듯하다. 그럴 때는 "뉴진스이 하입보이요." 정도로 대처하면 되겠다.) 요새는 사이비 단체도 MZ식으로 포교 방식을 바꾼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말이다.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ENFP 같으신데 ^^ 친구 많고 성격 좋으시죠?

여름 쿨톤 같으신데 혹시 퍼스널 컬러 무료로 진단 받아보시겠어요?

대학생을 위해서 색채 심리 상담을 무료로 진행해주고있는데 받아보시겠어요?

너무 예쁘셔서 그런데 인스타그램으로 협찬 받아보시겠어요?

등등..


너무나도 그럴싸한 말들로 우리를 현혹한다. 근데 또 우리는 의심없이 현혹된다. 흔히 '사이비'라고 하면 "도를 아십니까" 로 접근한다는 방식이 지배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다르게 색다른 접근 방식은 사람들에게 거부감보다는 친숙함을 보여준다. 특히 MBTI에 열광하는 MZ세대라면 더더욱 말이다. 실제로 사이비 단체에서도 이를 노려 대학생 혹은 취준생이 대다수인 20대를 노려 접근한다.



위의 문자 내용은 필자가 실제로 그들과 나누었던 대화이다. 연락처를 넘긴 순간 '아차'하고 무언가 의심스러워 찾아보니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단체였다. 곧장 깨달아서 다행이었지만 문자 내용을 보면 정말 감쪽같이 필자를 속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필자의 친구들도 똑같은 수법으로 비슷하게 이를 경험한 적이 있었기에 다행히 이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따라서 한 가지를 기억하도록 하자. "도를 아십니까"의 시대는 지났다. 사이비도 MZ세대인걸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들이 '심리학'을 이용하는 방법



사이비 단체는 말그대로 감언이설로 사람을 현혹한다. 그럴 듯한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고, 구슬린다. 나의 비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맞춰주고 온갖 장단을 맞춰준다. 처음에는 밥도 같이 먹어주고 맛있는 디저트가 파는 카페도 데려가준다. 심지어 한강 드라이브까지 시켜주며 말 그대로 친한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기술은 바로 '공감'이다. 공감은 단순히 다른 대상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고 아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함께 느끼고 그 감정을 공유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대화의 중요한 기술이다. 사이비 단체는 바로 '공감'을 이용한다.


그리고 만날 때 마다 칭찬만 해주면서 자존감도 향상 시켜준다. 평소 결핍이 많거나 힘든 현실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든든한 존재가 되어준다. 마치 친한 언니,오빠처럼 말이다. 자연스럽게 자신들을 의지하게끔 가스라이팅을 시전하며 포섭을 시작한다.


그들은 몇마디 섞어보고 이 사람이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인지, 순진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인지 단번에 캐치한다. 그리고 나서 그 사람의 심리를 면밀하게 파고든다. 현실에서 도피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피처를 제공해줌으로써 그들의 환심을 사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나에 대해 이유 없는 호의를 베푼다면 일단 의심해보도록 하자. 물론 정말 내가 인간적으로 좋아서 그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도록 하자.




사람 일은 모르는 것! 사이비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최근 사이비 단체가 어떠한 방식으로 포섭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방심을 해서는 안된다. 더 치밀하고 교묘하게 계획하여 포섭을 늘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몇 가지만을 늘 마음 속에 품고 있으면 된다. 


바로, 자기 중심을 지키는 것이다. 사이비에 한 번 빠지게 되면 동조효과와 군중심리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속 그곳에 머물게 된다. 따라서 애초에 발을 들이지 않도록 신분이 의심스러운 사람의 말에 홀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물론 정말 악의 없이 심리 테스트를 해주는 곳도 있지만 관련 없는 개인 정보를 요구한다면, 순순히 주지말고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먼저 달라고 하는 식으로 대처해보도록 하자. 선택권을 순순히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세상에는 순수한 사람도 있고 악의적인 사람도 있다. 필자처럼 사람을 잘 따르고 잘 믿는 사람들이 살아가기엔 조금 냉혹한 현실이다. 이번 기사가 전반적으로 사람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참고' 정도로만 기사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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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5-30 22: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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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 심꾸미 7기로 활동하고 있는 이예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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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사항은 ye6807@naver.com로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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