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교
[The Psychology Times=조은교 ]
지난 1월의 어느 날, 심꾸미 7기 합격 문자를 받았던 날이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인생 첫 대외활동 지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덜컥 붙어버려서 그랬던 것일까요? 물론 그래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드디어 제 전공인 심리학을 시험 공부 외 다른 곳에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 같아서 더욱이 기뻤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저와 같이 심리학을 전공 중이시거나 심리학을 갖고 계신 분들과 함께 속 깊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앞으로의 여정에 큰 기대를 걸고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기쁨도 잠시, 기사를 쓰기 시작할 때마다 소재 선정에 있어 어려움을 겪곤 했습니다. 초반에는 내가 학교에서 배운 이론들을 최대한 활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에, 조금은 형식적으로 느껴지더라도 현재 사회에서 빈번히 볼 수 있는 또는 빼놓을 수 없는 개념들을 소재로 삼아 기사로 작성했습니다. 지금 다시 보면 내용 측면에서 괜찮았을지는 몰라도, 제 진솔한 이야기를 글에 담아내기엔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느꼈던 이러한 약점을 최대한 반영해, 중후반으로 나아갈수록 제가 요즘 관심을 가진 분야나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와 관련된 분야와 관련한 기사를 작성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초반부와 비교했을 때 기사 작성에 있어 걸리는 시간은 엇비슷했지만, 그 시간의 밀도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초반부에는 겉으로는 유하게, 하지만 속으로는 조금 딱딱하고 전문성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면, 그 뒤로는 어떻게 해야 독자들이 내 관심사에 조금이라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며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 결과, 공감이 될 만한 일상적인 투의 서두, 적당히 정보성 있는 본문, 글을 찾아준 독자들을 위한 격려를 보내는 결말까지 3박자를 갖춘 글을 적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대학 과제를 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단단한 지식들로 구성된 레포트 형식의 글을 적는 데에 익숙해져 있었던 저는 이렇게 5개월 간 심꾸미 활동을 통해 비로소 ‘인간’을 대하는, ‘인간’을 향한 ‘인간’으로서의 글을 적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글에 진심을 담아 적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고, 이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다 해내고 난 후에는 엄청난 보람을 안겨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기자분들의 원고나 콘텐츠를 읽으면서는 세상에 심리학을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 정말 가지각색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기자의 입장에서 글을 써내려갈 때만큼 독자의 입장으로 동기 기자분들의 기사를 읽으며 배운 것도 많았습니다.
제 후기의 제목은 밴드 실리카겔의 ‘NO PAIN’이라는 곡의 일부 가사를 인용한 것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심꾸미 활동 기간 동안 저는 수많은 영혼과 삶들이 공존하는 우리의 세상이 좀 더 따뜻하길 바라는 꿈을 다시 한 번 꾸고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자 세상을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야하는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비록 심꾸미 7기로서의 제 활동은 여기서 마무리를 하게 되었지만, 그동안 느끼고 배운 것들을 토대로 앞으로의 세상을 좀 더 평화롭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깊고 뜨거운 성장과 희망찬 발걸음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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