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연
[The Psychology Times=유의연 ]
세상에 ‘영원’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영원한 사랑도, 사람도, 삶도 없다. 젊은 날의 꿈, 아끼던 물건 등 너무나 소중했던 것들도 언젠가는 나의 곁을 떠난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어떤 대상과 헤어지거나 관계가 끊어지는 것을 ‘상실’이라고 한다. 상실은 교통사고처럼 발생한다. 예고 없이 찾아와 엄청난 고통을 주고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교통사고처럼 찾아오는 상실에 대비한 보험을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상실 후의 죄책감, 수치심... 보내줘야 하는 감정들
상실에는 단계가 있다. 현실 부정-고통-후회와 원망-인정 단계이다. 마지막 단계에 도달해야 현실을 받아들이고 헤어 나오기 시작할 수 있다. 심리학자 앨러스 밀러는 ‘부정적이지만 건강한 정서’는 생활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부정적이면서 건강하지 못한 정서’는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즉 상실 뒤에 밀려오는 후회, 미련, 원망 등의 슬픈 감정은 부정적이지만 건강한 정서에 해당하므로 자연스레 받아들여도 괜찮다. 하지만 죄책감, 수치심, 분노, 증오 같은 감정이 계속되면 이는 ‘부정적이면서 건강하지 못한 정서’이기 때문에 풀어야 하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상실의 감정을 떠나보내는 방법도 성향에 따라 다르다.
상실의 감정을 떠나보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신체 활동은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 모두에게 좋다. 다만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신체활동을 하는 게 좋고 외향적인 사람은 여럿이 움직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내향인은 홀로 슬픔의 시간을 보내는 게 적합하다. 혼자 고요히 책을 읽는다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지친 마음에 에너지를 충전시킬 수 있다. 이런 혼자만의 시간으로 서서히 마지막 인정의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 때문에 상실 후의 내향인은 홀로 두는 게 좋다. 내향인은 사람들과 어울리면 앞에서는 괜찮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반면 외향인들은 외부에서 에너지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혼자서 지내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며 슬픈 감정을 씻어내는 게 필요하다. 내향인 친구라면 홀로 두고, 외향인 친구라면 밖으로 불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상실에 대비한 보험 : 마음을 키우는 방법
마음을 키워두면 갑작스러운 상실에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그래서 튼튼한 마음은 중요하다. 마음을 키우는 방법 4가지를 알아보자.
첫 번째, 평상시에 긍정적인 감정을 길러놓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오는 일들을 시작해 보자. 최소한 하루에 한 번씩은 즐겁고 행복한 일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놓고 그것들을 자주 해보는 등 간단한 일들도 좋다.
두 번째,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으며,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현재 상황에서 어떤 감정적, 신체적 반응을 느꼈는지 상황과 감정을 글로 써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세 번째, 떠오른 감정과 반대되는 행동을 해보자.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이 들면 몸과 마음은 가라앉게 된다. 이럴 때는 반대로 바로 몸을 움직여서 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해 보자. 즉 가라앉은 감정을 몸을 움직여 바꿔보는 것이다.
네 번째, 일부러 다른 일에 집중해 보자. 잠시 동안만이라도 고통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운동이나 취미 활동하기, 친구와 전화하기, 산책하기, 화초에 물 주기,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옛 편지 읽기, 음악 듣기 등 어떤 것이든 좋다.
상실로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상실 후 힘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별에 어떻게 익숙해질 수 있겠는가. 매번 충분히 아파했으면 좋겠다. 눈물이 난다면 울어도 괜찮다. 펑펑 울어 감정을 흘려보내버리자. 잠시 무너져도 좋다. 다만, 이별을 꼭 슬프게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별은 나를 아프게 하는 동시에 성장시킨다. 삶을 재정비하고 무언가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게 한다. 얼마가 걸리든 다시 일어섰을 때, 당신은 분명 성장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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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채정호.(2014).이별한다는 것에 하여.생각속의 집.
홍남주.(2020).『오만과 편견』을 통해서 본 관계 상실과 회복에 대한 연구.강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한국독서치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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