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
[The Psychology Times=김나연 ]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계속 음식을 먹고 있는 나, 평소 먹는 양보다도 훨씬 많은 양을 먹고 있는 나.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필자의 경우 평소에는 음식에 대한 욕심도 강하지 않고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시험기간이 되어 새벽까지 깨어있게 되면 항상 무언가를 먹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배가 고파서 먹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괜히 먹어야 할 것만 같아서, 배가 부름에도 불구하고, 속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이 너무 짜증이 나서 먹었던 것 같다. 평소에는 한 봉지만 먹었던 과자도 아무 생각 없이 두 봉지를 먹어본 적이 있었고 그러면서도 또 먹을게 없는지 찾기도 했다. 그때 이게 혹시 말로만 듣던 폭식증인가 싶었고, 시험기간이 끝나면 또 평소와 같아지는 것을 보고 스트레스 때문에 폭식을 하는구나 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폭식행동의 개념
폭식행동은 일정한 시간 동안 조절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폭식행동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9%가 폭식행동을 한 적이 있다고 보고하였으며(Katzrnan et al., 1984), 송혜정, 손정락의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집단에서 폭식행동이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폭식증은 특히 20~3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높은 추세를 보인다.[1] 실제 폭식증은 정산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 DSM-5에서 급식 및 섭식장애로 구분되기도 한다.
폭식행동의 원인
이러한 폭식행동의 원인으로는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서적 원인을 들 수 있다.
먼저 지각된 스트레스란 어떠한 사건에 대해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개인의 인지적인 평가에 따라 지각하는 스트레스가 달라진다는 것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수준이 높을수록 섭식문제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스트레스를 감소하기 위해 폭식행동을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박은령, 홍창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각된 스트레스와 폭식행동은 높은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학교, 가정, 사회와 같은 다양한 일상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자극을 경험하였을 때 그것을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스트레스를 더 많이 지각하는 것이 폭식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스트레스 이외에도 정서적인 원인 역시 폭식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한다. 우울, 불안, 분노와 같이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한 경우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러한 정서적 원인이 중요한 이유는 폭식 이후 느끼는 죄책감, 무력감, 우울,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는 또 다른 부정적 정서와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반복적으로 폭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폭식행동의 치료 방법
폭식행동이 대체적으로는 부정적인 정서와 경험에 대해 해석하는 인지적인 요소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인지적 오류를 수정하는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인지적인 부분을 수정했을지라도 태도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아 폭식증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점도 있었기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수용전념치료가 최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수용전념치료는 심리적인 고통이 인간생활에서 모두 보편적인 현상이며 정상적인 것임을 가정한다. 그렇기에 부정적인 정서와 인지과정을 수정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치료기법이다. 송혜정, 손정락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용전념 집단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생들의 분노를 감소시킬 수 있었으며 스스로 분노를 조절하려는 적응적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였다. 그 결과 스트레스와 폭식 행동의 감소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폭식증인데 무슨 인지치료에 수용전념치료까지 활용하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폭식증은 엄연히 정신장애로 분류되는 행동이며, 정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실제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침은 분명한 사실이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 음식을 먹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기사
내가 삶을 사는 이유는...? '로고테라피'를 통해 무력감 극복해 나가기
이젠 집에서 ‘앱’으로 치료…디지털 기기 활용한 심리케어
속마음을 듣는 또 다른 방법, '놀이' 를 활용한 심리치료
[참고문헌]
김영석. (2022).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서적 섭식이 폭식행동에 미치는 영향: 경험회피의 조절된 매개효과. 동신대학교.
송혜정, 손정락. (2011). 수용전념 집단 프로그램이 폭식장애 경향이 있는 대학생의 분노, 스트레스 및 폭식행동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건강, vol.16, no.1, 15-27.
최승혜, 김호영. (2019). 여자 대학생의 대인관계 스트레스와 폭식행동의 관계에서 회복탄력성의 조절효과 탐색. 스트레스硏究 제27권 제2호. 166-173
[1] 최승혜, 김호영. (2019). 여자 대학생의 대인관계 스트레스와 폭식행동의 관계에서 회복탄력성의 조절효과 탐색. 스트레스硏究 제27권 제2호. 166-173
[2] 김영석. (2022). 대학생의 지각된 스트레스와 정서적 섭식이 폭식행동에 미치는 영향: 경험회피의 조절된 매개효과. 동신대학교.
[3] 송혜정, 손정락. (2011). 수용전념 집단 프로그램이 폭식장애 경향이 있는 대학생의 분노, 스트레스 및 폭식행동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건강, vol.16, no.1, 15-27.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sgna0102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