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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백지혜 ]


최근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책에 빠져 여러 책을 접해 읽고 있었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이 바로 ‘인간 실격’인데,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나의 숨통이 계속해서 조여지는 느낌을 가감 없이 느낄 수 있었다. 다자이 오사무는 5번의 자살 시도 끝에 결굴 자신의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는 사실로 굉장히 유명한 작가이다. 인간 실격에서 묘사된 그는 자신의 생애 전체를 평범한 인간과 같지 않다고 느끼며 끝없는 우울과 공허를 곱씹었다. 그의 이러한 우울함이 결국 읽는 독자가 끝없는 인간의 우울과 우울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고민했다. 그래서 우울이란 무엇일까. 우울감을 느끼면 사람은 어떻게 변할까. 우울증의 진단 과정은 어떻게 될까. 그래서 오늘은 우울이라는 주제에 대해 깊게 다뤄보고자 한다.

 


우울이란


우울은 평소 느끼는 것보다 좀 가라앉아 있는 감정적인 반응 혹은 상태를 말한다. 사람들이 흔히 경험하게 되는 감정 중의 하나다. 예를 들어, 어제 어떤 복잡한 문제 때문에 기분이 좀 가라앉았는데 오늘은 좀 회복됐다면, ‘우울증’이 아니다. 하지만 그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여러 가지의 일상생활과 기능 발휘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우울증’이라고 본다. 물론 이 외 다른 여러 진단 기준이 있지만 우선 중요한 기준은 그렇다.


우울증의 종류는 두 가지로 크게 나눠 보기도 한다. 그중 하나는 ‘내인성 우울증’으로 딱히 이유가 없는데 우울감이 길어지는 것이다. 이 우울증은 갑상샘에 호르몬 이상이 생긴 것처럼 몸 안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생겨난다. 다른 하나는 ‘외인성 우울증’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울’한 이유가 외부 요인에 있는 것이다. 외인성 우울증은 대체로 이유가 있다. 그러나 본인은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한다.


‘우울’은 대개 ‘상실’과 관련이 많다. 돈을 잃어도, 우정을 잃어도 우울해질 수 있다. 믿었던 사람한테서 배신을 당해도 우울해질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도 우울해질 수 있다. 친한 사람이 나를 험담을 해도 우울해질 수 있다. 아이가 부모를 싫다고 해도 우울해질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외모에 자부심이 컸던 사람은 늙어가는 것에 굉장히 우울해지기도 한다. ‘공부’로만 인정받았던 아이는 성적이 떨어지면 우울해질 수 있다. 건강을 잃었을 때, 명예를 잃었을 때, 믿음을 잃었을 때, 자존감을 잃었을 때 우울해지기도 한다.


대개 어떤 상황에 대한 우울감은 그 상황이 지나가면 좀 회복이 된다. 좀 쉬고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도 나누면 좀 나아진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때는 자신이 언제부터 우울해졌는지, 무슨 일 때문인지,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상실감을 주었는지, 이 상실감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 등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아야 한다. 과거의 삶과 연결된 내 마음의 어려움을 알아차려 보는 것이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그때는 빨리 전문가를 찾아가 봐야 한다.

 


우울증 초기 증상


우울증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표적으로 급격한 스트레스 및 상황의 변화에 따른 우울감을 원인으로 꼽곤 한다. 자신이 우울증에 노출되었던 적이 있는지는 아래에 나타나 있는 우울증 초기 증상을 확인해 보며 체크할 수 있다.


- 식욕 저하

- 의욕 상실

- 불면증

- 집중력 저하

- 일상생활 기능 저하

- 망상과 환각 증상


앞서 설명했듯이 우울감과 우울증의 가장 큰 차이는 그 우울함이 일상생활 전반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없는지, 그 영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얼마나 본인의 생활을 망가뜨리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평소 자신의 생활 루틴이 다르지 않고 즐거웠던 일들도 재미가 없어지며 매사 의욕이 떨어지는 등 아무것도 하기 싫고 누워만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그런가? 생각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우울증 초기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원인을 찾아 우울증 치료 및 우울증 상담을 고려해야 한다.


 

우울증 극복 방법은?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질병이기에, 우울증이 본인에게 나타났을 때 스스로 극복할 방법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본인이 우울하게 된 원인을 스스로 고민해 보는 것이 좋다. 만약 여러 차례의 고민 끝에도 해당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위해 나의 우울감을 먼저 진중하게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즉, 본인의 우울증에 대해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 앞서야 하는 것은 바로 전문가와의 상담이다. 우울증은 다른 질병과 같기에, 자가 치유될 수도 있지만 다른 질병에 비해 대외적으로 나타나지 않기에 전문가를 찾아가야 하는 필요성이 더욱 큰 질병이기도 하다. 따라서 스스로 너무 버틸 수 없을 때는 본인의 우울감을 우울증으로 정의하고 본인을 정의하는 노력에 앞서,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가 상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울증을 극복할 방법을 명확한 단계로 나누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의사와 상의한다.

2.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3. 우울증을 야기하는 원인을 알아본다.

4. 우울증을 야기하는 상황을 찾아본다.

5. 치료 방법들을 이해한다.

6. 일기를 쓴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들이 모두 다 중요하지만, 특히 극복을 위해서라면 일기를 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앞다투어 이야기한다. 일기를 쓰는 행위는 결국 본인의 우울증 정도와 감정 상태, 스스로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우울함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았다. 인간 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본인의 우울을 끝없이 정의하고자 하였지만 결국 실패하였고,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런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숨이 막히면서 우울감이 다시금 밀려오는 느낌을 생생히 받을 수 있기에, 되도록 본인의 마음이 건강하다고 생각되는 상태에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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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동아일보 [오피니언].  (2023-02-08)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30208/117782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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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1-08 09: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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