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희
[The Psychology Times=최주희 ]
다육 식물을 키워 본 경험이 있는가? 필자의 부모님은 식물 기르기에 취미가 있으셔서 본가에 가면 집안 곳곳에 다양한 종들의 식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필자도 자연스럽게 식물을 기르는데 관심이 생겼고 지금은 무려 12종이 넘는 다육 식물을 기르고 있다. 본가에 잠시 내려갔을 때, 부산화훼단지에 가서 작은 스티로폼에 12종의 귀여운 다육 식물을 구매하여 서울까지 조심조심 가져온 기억이 있는 친구들이다.
아침마다 눈을 뜰 때 창가에 나열된 다육 식물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상쾌해진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고, 일상 중 80% 이상을 실내 공간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집뿐만 아니라 업무 공간에서도 다양한 식물을 두기도 한다. 이는 정신적 피로 완화와 휴식과 안식처 역할 등 질적 개선을 위함이다. 이처럼 식물을 가까이할 때, 우리는 식물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긴장 감소가 이루어진다. 조선 시대에는 화훼 장식이 선비들의 정신 수양 수단으로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는 기록이 있다. 평온하고 온화한 성품을 수양하고 안정감을 얻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식물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는 원예 치료는 신체와 삶의 질 향상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대뇌 자극 효과가 있으며 눈의 피로와 테크노 스트레스(techno stress,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해 겪는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영국의 한 연구에서 후각 신경이 아주 민감하기에 10분의 1 또는 그 이하의 아주 희박한 방향 물질을 탐지해서, 냄새를 못 맡게 된 환자는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보고되었다. 이를 통해 식물의 향기 치료 요법이 몸과 마음의 표면적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원인에 대한 치유 또한 돕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식물 관련 활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여성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에서 경로당 텃발 활동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노화로 인해 전반적인 신체와 심리적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적인 건강 문제를 감소시키고자 실시된 프로그램이다. 총 8주 동안 15회기의 실외 텃밭 활동이 시행되었으며 혈압, 손 기능, 신체기능, 산화스트레스 등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텃밭 활동에 참여한 여성 노인들은 심폐지구력과 근육량 등이 유의하게 향상되었다. 또한 염증 관련 유전자의 발현과 산화스트레스가 감소하였다. 심리 건강 측정의 지표에서도 인지기능이 유의하게 향상된 결과가 나타났다.
노인뿐만 아니라 유아를 대상으로 식물을 기르는 활동을 진행했을 때도 심리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심리적 건강성 중에서도 애착, 행동 문제, 자기통제, 주도성 등이 식물 기르기 활동을 경험하면서 향상되는 실험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자연 친화적인 활동을 경험한 유아가 자아존중감과 정서적 안정감이 증진되었다는 연구와 유사한 맥락을 가진다. 나아가 식물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다른 생명체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애착이나 자기통제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우리 집 다육이를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처럼 각자 삶의 영역에서의 힐링 포인트를 찾아보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현대인들이 조금의 여유를 갖고 주변에 자연 친화적인 요소를 찾아 틈틈이 쉼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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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박미라, & 이소은. (2015). 식물 기르기 활동이 유아의 자연친화적 태도와 심리적 건강성에 미치는 영향. 어린이미디어연구, 14(3), 157-181.
박신애, 이아영, 박희근, 손기철, 김대식, 이왕록. (2016). 여성노인의 신체와 심리 건강을 위한 경로당 텃밭활동 프로그램. 인간식물환경학회 2016년 정기총회 및 춘계학술대회, 84-85.
유미, & 이은희. (2015). 업무공간에서 모듈화 된 실내조경이 업무자의 심리적 회복에 미치는 영향. 인간식물환경학회지, 18(2), 7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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