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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정현B ]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멀티태스킹은 필수 능력처럼 여겨지며 이것을 잘하는 것을 칭찬하고 부러워한다. 몇몇 사람들은 밥을 먹으면서 티비를 보는 것 정도를 벗어나, 여러 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도 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멀티태스킹이 뇌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2010년 프랑스 국립 보건 의학 연구소에서 실험을 실험한 결과, 작업 종류를 2개로 늘리면 실수가 잦아지고 3개로 늘리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낮아진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2014년 영국 연구팀은 멀티태스킹을 자주 오래 한 사람의 뇌는 회백질의 밀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고, 2020년 미국에서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청소년들의 기억력과 주의 집중력 저하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멀티태스킹이 뇌에 좋지 않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현실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도 존재하고, 잘 해내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 것일까?



사진 출처: Pixabay

멀티태스킹은 가능한가?


멀티태스킹은 뇌의 기능 중 주의와 관련된 것으로,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분할 주의 이론’이다. 운전하면서 대화하는 것도 주의를 두 곳에 둔 멀티태스킹 중 하나다. 이런 행동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분할 주의 이론은 주의 자원을 필요한 곳에 적절히 할당해 두 개 이상의 과제를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운전과 대화에 주의를 적절히 배분하다가, 끼어들기를 하거나 신호가 걸리면 운전에 주의 자원을 할당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가용 가능한 주의 용량에 한계가 있어 가득 차면 한 가지 일밖에 수행할 수 없지만, 여유가 생기면 다른 것에 배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연습으로 형성될 수 있는데, 처음에는 운전에 집중하느라 대화하지 못하지만 익숙해질수록 대화가 가능해지는 것이 이런 이유이다.


멀티태스킹에 대한 두 번째 경우는 우리가 ‘선택적 주의’를 하지만, 주의를 빠르게 전환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감각기관을 통해 여러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이것 중 몇몇을 선택해 처리한다. 한순간에 들어오는 정보는 다양하지만, 의식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주의의 핵심적 특성은 불필요한 정보를 무시하고 특정 자극에 집중하는 것이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게 아니라, ‘번갈아’ 선택하는 것이다. 다만 빠르게 주의를 전환하기 때문에 동시에 한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멀티태스킹은 단점이 더 많다.


우리는 선택적 주의를 통해 숙달된 것에 적은 주의를 둬, 분할 주의를 통해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진다. 번갈아 선택하는 멀티태스킹은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주의를 두지 못할 정도로 빠른 시간을 제시하면 일의 세부 특징들이 다른 대상과 결합하는 ‘착각적 결합’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연습한다고 모든 활동이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운전처럼 연습해서 주의를 분산하는 게 가능한 작업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일도 존재한다. 분할 주의 이론에 따른 멀티태스킹도 결국 한 가지 일에 100%의 주의를 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것은 곧 자기 역량을 100% 발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일을 해결할 때는 주의를 분할하는 것보다 한 가지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의 능률을 생각하자.


“밥 먹을 때 핸드폰 하지 마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간단하고 숙달된 작업인 식사를 할 때마저도 다른 일을 한다면 집중도가 떨어져 덜 씹고, 대충 삼켜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렇게 멀티태스킹은 간단한 작업 같아 보여도 단점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멀티태스킹 하기보단 한 가지 일에 시간을 정해 놓고 처리하고, 알림을 차단하고 집중하는 방법 등을 통해 일의 능률을 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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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양현정. (2022). 뇌는 멀티태스킹 하지 않는다. 브레인, 93, 14-16.

David G. Myers, C. Nathan DeWall. 신현정, 김비아. (2016). 마이어스의 심리학개론, 제11판. 시그마프레스

David A. Lieberman. 김기중, 박영신, 장미숙, 정윤재. (2013). 학습과 기억. 교육과학사.

헬스조선, “‘멀티태스킹'이 뇌 기능 올려줄까?”. 최지우. (2023)

URL: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3061900862

헬스조선, “스마트폰 보면서 밥 먹기, 건강에 안 좋은 까닭”. 이해나. (2019)

URL: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19011602790

네이버 지식백과, 생활속의 심리학. 인간의 주의와 행동. 김경일. (2011)

URL: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1932&cid=59039&categoryId=59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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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2-01 1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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