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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조수빈A]


언제부터인가 자기계발서의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오고, 이제는 서점에 없어서는 안 될 장르가 되어버렸다. 2023년 2월 22일 한 보도기사에 따르면, 교보문고의 자기 계발 분야 책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7.3%가 증가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자기계발서는 현재 독서 시장 트렌드를 앞장서서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계발서가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이유는 삶의 방향성을 잃기 쉬운 요즘 시대에 길잡이 혹은 동기부여의 역할이 되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판대 위에 놓인 자기계발서를 훑다 보면 이목을 끄는 제목은 물론 띠지에도 추천사나 저자의 화려한 이력이 적혀 있다. 일차적으로 신빙성이 보장된 책은 믿음과 기대를 심어준다. 이 정도로 성공하고, 무수한 찬사를 받은 사람이 쓴 책이니 이대로 따라 하면 되겠지? 하지만 이런 섣부른 판단에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이라는 함정이 숨어있다. 생존자 편향이란, 생존에 실패한 사람들의 가시성 결여로 인해 비교적 가시성이 두드러지는 생존자들의 사례에 집중함으로써 생기는 편향을 말한다.


사진 출처: Wikipedia

생존자 편향의 대표적인 일례로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미 공군의 항공기 강화 계획이 있다. 항공기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임무에서 귀환한 항공기의 총알 자국을 분석한 미 공군은, 당시 항공기의 몸통과 날개가 집중적으로 피격당한 것을 보고 이 부분을 보완하자고 판단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대한 결함이 있다. 바로 ‘귀환한’ 항공기만을 분석 대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다. 수학자인 에이브러햄 왈드는 격추되지 않은 항공기가 엔진이나 연료탱크를 파괴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알이 맞지 않은 부분을 오히려 강화해야 살아 돌아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성공이 성공을 부르지는 않는다


책 『스마트한 생각들』에서는 생존자 편향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성공에 관한 무수한 책들과 성공을 훈련시키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대해서도 일단은 의심을 해봐야 할 것이다. 그들의 말에는 실패로 끝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패한 사람들은 책을 쓰지도 않으며 자신들의 실패에 대한 강연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롤프 도벨리, 2012: 238-240)

 

누구나 작고 초라해 보이는 실패보다는 확연히 드러나는 큰 성공에 더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성공의 전망을 과대평가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어쩌면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마다 가슴 한편에서 느낀 불편함은 성공의 눈부심에 속아 꾸었던 꿈과 눈앞에서 마주하는 현실 간의 괴리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손을 떼라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편향을 피하고자 필자는 자기계발서를 읽지 말라고 하는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다. 애초에 인간이라면 편향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인터넷에 편향을 검색해 보라. 인간이 이렇게 편향적이라고?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많은 종류의 편향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인간은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인지 행동을 하고, 편향은 효율적인 인지 과정을 위한 본능과 같은 것이어서 달리 뾰족한 대처법은 없다.


하지만 편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앞으로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생존자 편향을 떠올리며 성공담에 숨어 있는 함정을 인지하고, 실패담 또한 성공담 못지않게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슬기롭게 자기계발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실패를 담은 자기계발서도 서점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있으니까.



더 나은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당신


사진 출처: Pixabay

어쨌든 자기계발서에 관심을 두고, 찾아 읽는다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의지가 아닐까. 필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기사를 작성했다. 자기계발서를 읽는다고 삶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앞날이 그저 막막하고, 어둡기만 할 때 의존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 그러나 우리는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실패라는 것을 알았으니 기대한 만큼 삶이 따라주지 않더라도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절대 헛걸음이 아닐 것이라고 믿고 나아갈 수 있다. 자신이 못하겠다면, 필자가 언제든지 말해주겠다. 이 기사를 읽는 모든 독자께 작은 응원이 닿길 바라며.



출처

김정한. (2023). 최근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자기계발서는

URL: https://www.news1.kr/articles/4960974

네이버 지식백과. (2014). "생존 편향" 정의

URL: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51065&docId=2176174&categoryId=51065

팀 하포드. (2022). 슈퍼 팩트(김태훈). 세종서적

롤프 도벨리. (2012). 스마트한 생각들(두행숙). 걷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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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3-11 09: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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