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현
[The Psychology Times=노상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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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
Unsplash호주 시드니대의 마리안나 자보 교수와 뉴사우스웨일스대의 피터 F.로비본드 교수는 ‘우리는 대체 왜 고민을 하는지’에 관해 조사했다. 이 조사를 통해 조사 대상자 중 무려 48%가 다름 아닌 문제 해결 과정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이미 일어난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아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문제를 계속해서 곱씹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의 탐 보르코벡 연구진은 걱정과 현실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는 바로 “걱정거리의 79%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고, 16%의 사건은 미리 준비하면 대처할 수 있다.”였다. 걱정이 현실이 될 확률은 5%, 즉 이 5%의 확률은 우리의 힘으로는 막기 힘든 천재지변과 같은 일이다. 그 외 일어나는 일들은 우리가 적절한 대처법을 준비한다면 막상 일이 닥쳐도 괜찮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고민거리가 생긴다면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일에 관한 지나친 걱정과 불안보다는, 먼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과 준비 등을 생각해 보자.
지금의 불안, 1년 후엔 기억하지 못 한다.
Amplifire
그저께 점심에 뭘 먹었는지 기억하는가? 일주일 전 점심은? 더 나아가 한 달 전 점심은? 이렇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질문일수록 점점 대답하기 어려워진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아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의 기억하는 정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곡선이다. 이 망각곡선에 따르면, 우리는 20분 후에는 기억한 내용의 42%를, 1시간 후에는 기억한 내용의 56%를, 7일 후에는 기억한 내용의 77%를, 30일 후에는 기억한 내용의 79%를 망각한다. 겨우 한 달만 지나도 우리 기억의 80%는 증발한다는 말이다. 우리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기분이나 고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대부분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즉 길게 보면 사소한 불안과 고민에 빠져 보내는 시간은 시간 낭비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기억은 기록해서 남기면 되고 그렇지 않은 기억은 굳이 깊이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 걱정과 불안에 휩싸일 때면 우리는 ‘망각의 동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또 인지하자.
멍하니 있을 때 뇌가 가장 활성화된다.
Calmsage
최근 뇌과학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뇌는 바쁘게 생각할 때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을 때 두 배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워싱턴대의 마커스 라이클 연구진은 이 내용에 관해 더 구체적인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그 결과는 역시나 멍하니 있을 때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와 가치 판단을 담당하는 부위가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뇌는 어떤 생각을 할 때 그와 관련된 특정한 부위만 활성화되고, 모든 에너지가 그쪽을 향하게 된다. 뇌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 하지만 멍하니 있을 때는 뇌 전체로 에너지가 분산된다. 이는 곧 유기적 연결로 이어져 이전에는 교류가 없던 것들이 만나게 되고, 결국엔 새로운 아이디어나 참신한 발상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걱정과 불안에 잠식되어 머릿속이 복잡하고 조바심이 날 때면 생각을 멈추고 한발 물러나 멍하니 있어 보자.
다상량, 즉 ‘많이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중 대부분은 그 생각의 대상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이 글은 그저 당신에게 생각을 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기 위해 사용하는 그 에너지를, 더 이상 쓸데없는 대상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그 초점을 올바른 대상으로 옮겨오라는 뜻이다. 필자는 확신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 태도를 항상 인지하고 살아간다면 걱정과 불안에 더 이상 쉽게 잠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출처>
훗타 슈고. (2021).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서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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