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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혜인 ]


“너 그 릴스 봤어?”

“ㅇㅇ, 봤음. 웃기더라ㅋㅋㅋㅋㅋ”


최근 제가 친구와 하는 대화의 시작은 대부분 이렇습니다.

오늘 여러분은 몇 개의 숏폼을 시청하고, 또 몇 개의 숏폼을 별생각 없이 가볍게 넘기셨나요?



숏폼이란?


숏폼은 오늘날 소셜미디어 사용자라면 누구나 시청해 봤을 영상 콘텐츠입니다. 당장 지하철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더라도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거의 현대인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숏폼은 짧은 영상 형태를 띄우고 있어, 빠른 시간 내에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원하는 정보를 긴 분량이 아니라 몇십 초만에 핵심만 요약하여 알려준다는 점은 사람들을 숏폼 중독의 길로 이끕니다. 굳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각종 뉴스나 패션, 뷰티 트렌드, 일상 생활 팁 등이 담겨 있는 숏폼은 그냥 지나치기에 너무 유혹적입니다.




숏폼을 멈추기 힘들어요…. 그 이유는?


숏폼 시청을 멈추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접근에 대한 간편함에 있습니다. 사용자가 클릭하거나 새 창에 들어가야 시청할 수 있는 다른 영상 컨텐츠의 형태들과 달리, 그냥 스크롤을 내리기만 해도 새로운 주제의 숏폼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별 생각 없이 스크롤을 내리다보면 시간은 나도 모르는 사이 쏜살같이 흐르게 되고 숏폼의 굴레에 빠지게 됩니다. 사람들은 10분짜리 영상 1개를 보는 것보다 1분짜리 영상 10개를 보는 선택을 합니다. 이처럼 무엇이든 가성비를 먼저 따지려 하는 현대인들에게 시간 대비 최대 효율, 최대 자극을 뽑아내는 숏폼은 당연하게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숏폼 중독은 점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것이 왜 문제가 되냐고 의문을 표할 수도 있습니다. 정보를 빠르고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인데 당연히 좋은 것 아니냐고 주장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가장 편한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행동입니다. 우리 사회 발전의 목적이 사람들의 편리 추구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오늘날 숏폼 중독의 심각성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데에 비약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짧은 영상 콘텐츠가 문제라고 설명하는 이유는 거기서 발생하는 자극이 우리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팝콘이 된 뇌


그중 한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위 ‘팝콘 브레인’이라고 불리는 상태는 ‘강한 자극이 넘쳐 나는 첨단 디지털 기기의 화면 속 현상에만 반응할 뿐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느리게 변화하는 진짜 현실에는 무감각해진 뇌.’를 가리킵니다. 한마디로 가상 세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디지털 중독이라는 것입니다. 비현실의 공간에서 처음에는 몇십 분을 지내고, 점차 몇 시간, 몇십 시간을 살다 보니 그와는 너무 다르고 느린 것만 같은 현실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게 됩니다. 


심지어 다른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때도 우리의 중독 증상은 드러납니다. 숏폼이 아닌 긴 영상을 시청하다가 건너뛰기나 빨리 감기 버튼을 마구 누른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짧은 분량에 익숙해지다 보니 몇십 분짜리 영상을 볼 떄 우리의 인내는 더욱 부족해집니다. 한 콘텐츠를 제대로 감상하기보다 핵심 내용이나 줄거리만을 얻어가려는 쪽을 택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참을성 없는 영상 시청하기를 넘어서 무엇인가를 끈기있게 해보려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의 뇌는 그렇게 점점 텅 비어가는 것이 아닐까요? 숏폼을 통한 정보 수집이나 찰나의 쾌락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과하면 좋을 것이 없듯, 디지털 중독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들은 해롭습니다. 


숏폼이라는 수단은 분명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의 윤택한 삶을 위해 시작되었는데, 어쩌다 이것이 현실 세계로부터 우리를 단절시켜 버리기까지 하는 것일까요? 숏폼을 그저 쾌락과 자극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느냐, 진정 나에게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느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소비자의 몫입니다.




참고문헌

KBS News [ET] "딱 1분만 보려했는데 1시간" ...자극적인 숏폼에 내 두뇌 '팝콘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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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4-05 15: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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