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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기훈 ]


어느새 따뜻해진 날씨와 활짝 핀 꽃이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봄은 한해를 시작하는 설레는 계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더욱 특별한 한 해동안의 대장정의 시작을 알리기도 한다. 바로 프로스포츠 팬이다. 특히 한국인을 열광시키는 대표적인 양대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최근 나란히 그 시작을 알렸다. 작년 한해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800만 관중을 기록한 프로야구는 시즌 개막부터 반전을 거듭하며 팬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스포츠에 열광할까?


사진 자료 = 게티이미지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응원의 힘!


먼저 스포츠를 직접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몸을 격렬하게 움직일 때 교감신경의 자극은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중추신경이 운동신경을 움직이는 과정에서 도파민이 발생한다. 이 두 호르몬은 사람을 흥분에 이르게 하고 신체활동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한편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몸을 움직이는 행위 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 과정 또한 인간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관중에게서 받는 응원이 선수들의 수행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블룸스버그대에서 28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응원과 함께 트레드밀을 달린 그룹이 180초마다 일정하게 응원을 받지 못한 그룹과 대조해 7%가량 수행능력이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응원과 수행능력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유사한 연구들이 존재한다. 아일랜드의 리머릭 대학은 청각적 시각적 자극이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의 능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의 조사에서는 적극적인 응원을 받을 수 있는 홈경기에서 공격성에 영향을 주는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19세 미만 축구팀의 훈련 및 원정경기 중에 비해 40~67% 증가한 테스토테론 분비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응원에도 과유불급이 필요하다는 시각 역시 존재한다.  사람에게는 어떠한 일을 가장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최적 각성 수준'이 존재하는데, 응원을 통해 얻는 각성도가 최적 각성 수준을 초과한다면 과도한 긴장감과 피로도를 일으켜 오히려 수행능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적 각성 수준은 각 선수마다 다르고 훈련을 통해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 또한 존재하여 여러 변수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된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스포츠 응원이 재미있는 이유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에게도 심리학적 영향이 나타난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경기를 보면서도 우리는 마치 내가 경기장에 있는 듯한 감정을 느낀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승기를 잡으면 똑같이 짜릿한 감정을 느끼고 궁지에 몰리면 눈을 질끈 감기도 한다. 이렇게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의 상황과 행동을 본인의 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현상을 동일시 현상이라고 부른다. 동일시 현상으로 인해 우리가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면 만족감을 느끼고 패배하면 아쉬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스포츠 경기장에 들어서 주변의 커다란 응원과 함성, 악기 소리에 둘러싸이게 된다. 사람은 큰 소리를 접할 때 대뇌피질에 영향을 받는다. 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이 사람을 흥분에 이르게 하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운동을 직접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때로는 이러한 호르몬의 분비가 공격성과 적극성을 강화시켜 훌리건과 같은 과격한 응원문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앞서 언급한 동조효과가 결합되어 주변의 극단적인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휩쓸려버리기도 한다. 주변의 과격한 분위기에 섣불리 동조하지 않고 책임있는 응원문화를  지속해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응원하는 팀을 정하는 것도 심리학적 요인이 반영된다. 우리는 우리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이나 본인이 소속된 국가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는 본인 주변의 다수의 사람들의 행동 양상을 본인도 모르게 답습하는 동조효과가 반영되어 있다. 또 다른 팀 간의 경기를 볼 때 상대적으로 전적이 약하고 약팀이라고 평가받는 팀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언더독 효과의 결과물이다. 이렇듯 스포츠 경기를 보는 짧은 순간에도 다양한 심리학적 이론과 현상들이 우리 마음 속을 지배하고 있다.




참고문헌

관중과 응원이 만들어내는 아드레날린, 이민준, 포인트경제, 2021.07.07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의 같은 점, 다른 점은?, 김민수, 아웃소싱타임스, 2023.03.27

응원이 필요한 과학적 이유, 오재근, 매일경제,2010.06.27

과유불급...응원의 심리학, 정혜신, 시사저널, 200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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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4-22 09: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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