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연
[한국심리학신문=박지연 ]
아동의 상상력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J. K. Rowling)은 상상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상력은 인류가 생각해보지 않은, 존재하지 않는 사물을 생각해내는 독특한 능력이다. 상상력은 모든 발명과 창작의 근원이 되기도 하고 인류가 현실을 바꾸어 살아내게 하는 능력이자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게 하는 능력이다.
그는 상상력이 가진 창조와 공감의 능력이 인간에게 주는 유산과 같음을 말한다.
이러한 상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가 바로 유아기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와 상상으로 가작놀이(역할놀이)를 하며 엄마, 선생님, 의사 등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고 타인의 마음과 생각을 읽는 공감 능력을 발달시킨다. 많은 학자들은 유아의 상상력이 창의성과 공감능력과 같은 정서적 능력과도 연관된다고 주장한다.
상상친구
아이들은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기에 예상치도 못했던 새로운 생각이나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아이들은 또한 상상 속에서 친구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이를 상상 친구라고 한다. 상상 친구(imaginary friend)란 어린 아이가 가상의 존재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의 행동 혹은 그에 따라 묘사되는 가상의 존재를 말한다. 상상친구는 사람이나 동물일 수도 있고 아주 구체적인 특징을 가진 존재일 수도 있으며 보통 자신과 같은 성별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어린아이가 불안함과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만들기도 하며 보통 자신이 경험한 것과 관련되어 있다.
지니키즈 속 상상 친구
어린 시절 우리에게 한글, 한자, 공룡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와 게임으로 가르쳐 준 지니키즈에도 상상 친구가 있는 캐릭터가 있다. 원숭이 ‘바나노’의 마음 속에는 ‘꼬마침프’라는 상상 친구가 살고 있다. 공식 프로필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바나노의 마음속에 살고 있어.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바나노에게는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 말썽꾸러기 바나노를 잘 이끄는 어른스러운 면이 있다.
꼬마침프는 바나노의 양심이나 이성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실수를 하고 솔직히 말할지 도망칠지 등 선악을 두고 고민할 때 느긋한 목소리로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다.
바나노와 꼬마침프가 처음 만난 것은 바나노가 장난을 치다 빈치 연구소에 화재를 내고 혼날까봐 산에 숨어 있을 때였다. 밤이 되어 추위와 무서움으로 벌벌 떨던 바나노에게 마음을 가다듬고 심호흡을 하라며 진정시키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작중 이들은 싸우기도 하고 바나노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 꼬마침프에게 질문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바나노의 나이가 5~6세라는 점과 평소 덤벙거려 말썽을 피우는 점 그리고 어두운 밤 잘못을 저지르고 혼자 산에 숨어 있는 상황에서 만났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꼬마침프는 아직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바나노가 두려움을 견디고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용기를 줄 수 있는 대상을 원해서 만들어진 상상친구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지니키즈 등장인물 바나노와
상상친구의 발달적 의미
상상친구는 유아기의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성 그리고 정서 간의 역동적 관계 속에서 나타난다(김선진, 2021). 상상친구의 존재 유무와 특징에 따라 정서와 창의성 발달에 차이기 존재한다. 연구에 따르면 상상친구가 있는 아동은 언어적 창의성, 예술적 창의성 등이 높다. 또한 상상친구와의 놀이 과정에서 유아는 정서적 안정감을 가지고 정서를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고 이는 정서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든 아이가 상상 친구를 만드는 것은 아니며 청소년이나 성인이 되면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유아기나 아동기의 아이들에게는 보편적인 현상이고 곧 사라지는 현상인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상상친구는 발달단계 상 아직 현실과 상상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나타내는 증상으로, 거짓말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아이를 혼내거나 상상친구를 지우려고 해서는 안된다.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발달 단계라고 여기고 존중해주어야 한다.
참고문헌
김선진. (2021). “유아의 상상친구 특성에 따른 정서지능과 창의성의 관계”. 열린유아교육연구. 26(6): 243-268.
박현경 & 봉진영. (2022). “그림책에 나타난 상상친구의 기능”. 한국콘텐츠학회. 22(1): 380-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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