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훈
[한국심리학신문=손상훈 ]
삶의 시작과 끝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있어서는 어떨까요? 심각한 고통이나 불안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일부는 의료적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삶을 마감하는 선택적 행위, 즉 안락사를 고려합니다.
안락사는 치료나 회복의 가능성이 없고, 더 이상의 고통을 견딜 수 없는 환자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개인의 자기결정권과 존엄성에 대한 깊은 존중을 바탕으로 합니다.
스위스의 디그니타스는 이러한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마지막 순간의 선택권을 제공하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최근 상지대 박지영 교수는 디그니타스에 가입한 한국인 회원 20명의 이야기를 질적 분석하여 그들이 겪는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시도했습니다.
분석 결과, 이들 이야기에서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삶과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들이 드러났습니다. 현대의 의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질병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존재의 의미에 대한 갈등은 의료 시스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이 밝혀졌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현대 사회에서, 늘어난 시간 대부분을 노인으로서 살아야 하는 현실과 이로 인한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 볼 수밖에 없는 주제입니다. 박지영 교수는 "이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주변에서 목격한다면, 그들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윤리적 딜레마
안락사는 전 세계적으로 윤리적, 법적으로 매우 민감한 이슈로 남아 있습니다. 치료나 회복의 가능성이 없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안락사는 일부 국가에서는 합법화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여전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는 안락사와 관련된 법적 절차와 윤리적 문제가 서로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안락사를 둘러싼 논쟁은 개인의 자기결정권과 존엄성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일각에서는 심각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자신의 삶을 마감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다른 이들은 생명의 존엄성과 불가침성을 강조하며, 안락사가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합니다.
안락사와 관련된 결정 과정은 복잡하며, 개인의 가치관, 신념, 경험, 그리고 주변 환경과 같은 다양한 심리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각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안락사에 대한 결정은 매우 개인적이며 동시에 깊은 윤리적 고민을 요구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첫째, 광범위한 토론과 교육이 필요합니다.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일반 대중이 참여하는 깊이 있는 토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각자의 가치관과 윤리적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개인의 자율성과 존엄성 존중이 중요합니다. 말기 환자나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마감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이들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존엄성을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엄격한 법적 절차와 기준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셋째, 호스피스 및 완화 의료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안락사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말기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호스피스 및 완화 의료 서비스 확대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이는 물리적 고통 뿐만 아니라 정서적,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여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넷째, 사회적 지원 체계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질병이나 노화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여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안락사를 고려하는 대신 해야 할 일입니다. 이는 경제적 지원, 가족 및 사회적 네트워크 지원, 심리 상담 등을 포함합니다.
안락사에 대한 논의는 인간의 삶과 죽음, 존엄성에 대한 사회의 시각을 반영합니다. 따라서 이 주제에 접근할 때는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경청하고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안락사에 대한 논의는 우리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광범위한 사회적 대화와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또한,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에서는 엄격한 법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여 남용 방지와 신중한 의사결정을 보장해야 합니다.
동시에, 호스피스와 완화 치료 서비스의 확대, 그리고 병든 이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 체계 강화도 필수적입니다. 안락사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 우리 사회는 모든 개인이 존엄과 가치를 가진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참고문헌
[글로벌K] ‘안락사 허용’ 잇따라…조력 사망 어디까지? [월드 이슈] / KBS 2024.04.09. https://www.youtube.com/watch?v=sE86HnUs-Lc
옳고 그름을 떠나…모두에게 ‘어떻게 살아낼 건가’ 묻고 있었다 [금기된 죽음, 안락사②] https://www.seoul.co.kr/news/plan/euthanasia-story/2023/07/11/20230711005001
"이젠 난 죽을 수 있다" 행복해 한 사람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10311925336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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