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경
[한국심리학신문=이나경 ]
출처 : Pixabay
대학생이라면 팀플 경험이 한 번 이상은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할 때도 있지만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하는 팀플 무임승차자가 있거나, 열심히 했는데도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필자 또한 모든 팀원이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나와 실망한 경험이 있다. 그렇다면 왜 함께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각자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효율이 떨어지는 것일까?
집단 속 개인의 역량이 감소하는 이유, 링겔만 효과
함께할 때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링겔만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링겔만 효과란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구성원의 개인별 생산성이 점점 낮아지는 경향을 말한다. 이러한 링겔만 효과는 프랑스의 농업 전문 엔지니어였던 링겔만의 줄다리기 실험에서 유래하였다.
1913년 링겔만은 줄다리기 실험을 통해 집단 구성원들의 공헌도 변화 추이를 측정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밧줄을 주고 이를 당기는 힘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개별적으로 당길 때는 평균 85kg의 힘이 작용했지만, 7명이 동시에 당길 때는 65kg, 14명이 동시에 당길 때는 61kg의 힘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의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이 쏟는 힘의 크기가 감소한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링겔만은 집단에 소속된 개인은 자신의 힘을 최대로 발휘하지 않으며, 특정 집단에 구성원을 추가할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뚜렷해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나 하나쯤 빠져도 크게 상관없지
그렇다면 링겔만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로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동기의 감소'다. 팀플에서 무임승차를 하는 팀원의 모습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기여도가 집단의 수행에 가려져서 드러나지 않는 과제일 때 동기의 감소로 인한 링겔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줄다리기하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링겔만의 줄다리기 실험에서는 학생들 각각이 줄을 당기는 힘을 측정하였지만, 운동회 속 평범한 줄다리기에서는 학생들의 힘을 측정하지 않는다. 학생 한 명이 줄을 열심히 당기든, 열심히 당기는 척을 하든 상관없이 결국 팀이 이겼는가 혹은 졌는가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상황이다. 다수라는 익명성 뒤에 집단 구성원 개인이 '나 하나쯤이야 크게 상관없지'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역량 발휘에 충실하지 않게 되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왜 만족스럽지 않을까?
링겔만 효과가 나타나는 두 번째 이유로 '통합력의 상실'이 있다. 줄다리기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모두 최선을 다해 줄을 당기고 있다면 링겔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까?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순간에도 링겔만 효과는 나타날 수 있다. 그 이유는 학생들 개개인이 힘을 모으는 순간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하는 경우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과제의 경우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힘을 순간적으로 모아야 한다. 이 시점이 일치하지 않으면 힘의 상실이 나타나 링겔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즉, 제각기 다른 순간에 힘을 주고 있다면 특정 순간의 힘은 그리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피드백 체계와 지휘자의 역할
링겔만 효과를 줄여 집단 속 개인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동기의 감소를 줄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피드백 체계다. 개인의 기여도를 알 수 있도록 하여 집단 속에서 개인이 모습을 감추는 것을 막아야 한다. 집단이 추구하는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개인별 목표 기여도를 파악함과 동시에 이에 따르는 보상 체계를 강화하여 무임승차를 방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통합력의 상실을 줄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휘자의 역할이다. 여러 악기의 연주가 조화로울 수 있도록 하는 지휘자의 역할처럼 특정 순간에 힘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줄다리기할 때 구령을 외치며 힘을 하나로 모아 통합력을 얻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이를 팀플의 상황에 적용해 보면, 통합된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 지속해서 팀원들의 수행을 점검하고 이끄는 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
링겔만 효과에 따르면 집단의 크기가 커질수록 개인의 생산성은 점점 낮아진다. 함께 일하는데도 오히려 혼자일 때보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현상은 항상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함께할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 따라서 팀플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면 그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절한 피드백 체계를 갖추거나 타인과 힘을 모으는 순간을 맞춘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출처]
한규석. (2023). 사회심리학의 이해(4판). 학지사.
네이버 지식백과, 상식으로 보는 세상의 법칙 : 경제편. 링겔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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