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연
[한국심리학신문=박지연 ]
애착은 주양육자나 특별한 사회적 대상과 형성하는 친밀한 정서적 관계를 말한다. 이러한 애착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따라 크게 안정 애착과 불안정 애착으로 나뉘고, 불안정 애착은 다시 회피형, 저항형, 혼란형이 있다.
안정 애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주양육자가 아이의 요구에 적극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동시적인 상호작용을 해주어야 한다. 안정 애착을 형성한 아이는 낯선 상황에서도 주양육자를 안전 기지로 삼아 탐색하고 불편한 상황에서도 평정을 되찾는다(국어사전). 또한 양육자와 분리 시 약간의 괴로움을 보이지만 양육자가 돌아오면 금새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주양육자의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해야 할 아동이 여러 이유로 애착 외상을 겪게 되는 경우도 있다. 애착 외상(attachment trauma)이란 양육자나 가족과 같이 정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외상으로, 가정환경이나 양육자의 우울 등의 여러 요인으로 발생한다. 애착 외상을 겪은 아동이 나타나는 애착장애는 크게 두 가지이다.
반응성 애착장애
먼저, 반응성 애착장애에 대해 알아보자.
반응성 애착장애(Reactive Attachment Disorder)란 양육자와의 애착 외상으로 인해 과도하게 위축된 대인관계 패턴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권석만, 2023). 이들은 부모를 비롯하여 타인과의 접촉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며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타인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거의 없고 긍정적인 정서를 거의 느끼지 못하며, 성인 양육자와 상호작용 중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울거나 짜증, 분노, 슬픔, 공포 등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언어발달과 인지발달의 지연을 보이거나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는 상동적 행동문제를 보이기도 한다. 반응성 애착장애는 주로 생후 9개월에서 5년 사이에 나타나며, 심각한 방임 상태에서 양육된 아동의 10% 이하에서만 보고될 정도로 매우 드물다.
PTSD의 일종으로,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으로 인해 유사 자폐로 불리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는 그 원인에서 차이가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은 연구 중이며, 뇌 신경학적 문제라는 주장이 있을 뿐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이와 달리 반응성 애착장애는 생애 초기에 겪은 양육 결핍이라는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비롯된다.
이들은 기질적으로 내향적이고 과민한 기질을 타고나 애착 결핍에 대해 회피적이고 억제된 반응을 보인다. 반응성 애착장애의 치료는 아동과 양육자의 애착관계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고, 양육자의 정서적 감수성과 반응성을 증진하여 아동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양육자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아동에게는 놀이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탈억제성 사회관여 장애
같은 애착 외상을 경험했더라도 반응성 애착장애와 정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애착 외상을 경험한 아동이 낯선 성인에게 주저없이 과도한 친밀감을 표현하며 접근하는 탈억제성 사회관여 장애(Disinhibited Social Engagement Disorder)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낯선 성인에게 접근하고 상호작용하는 데에 아무런 주저함이 없고 지나치게 친밀한 신체적, 언어적 행동을 한다. 또한 낯선 상황에서 주변 탐색 후 양육자의 존재를 확인하지 않고, 아무런 망설임이나 주저 없이 기꺼이 낯선 성인을 따라나서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탈억제성 사회관여 장애를 지닌 아동은 선천적으로 외향적, 자극추구적 기질을 타고나 애착 결핍에 대해 무분별한 사회성과 충동적 행동을 통해 반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외로움과 두려움에 대한 방어기제로 낯선 사람에게 과도한 친밀감을 나타내며, 이를 통해 가짜위안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은 과장되거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호감을 주지 못하고 상대로 하여금 불편함과 혐오감을 줄 수 있다.
치료는 반응성 애착장애와 거의 유사하다. 한 명의 양육자와 친밀한 애착을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만 양육 환경이 개선되어도 증상이 잘 개선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마치며
양육자의 사랑과 관심으로 자라나야 할 아이들에게 애착이 주는 상처는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이 기사를 통해 애착이 부모-자녀 관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아이의 삶과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참고문헌
권석만, “현대이상심리학 3판”, 학지사, (2023).
안정 애착 정의 참고 네이버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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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in, Last out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의 마음은 누가 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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