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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유수완 ]



일상생활에서 흔히 우리는 어린아이들이 그들 부모님이나 친구들, 가까운 사람, 혹은 아예 모르는 사람의 행동마저도 따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부모님이 자주 쓰는 단어나 말을 습득하여 자신도 쓰는 것을 모방한다고 한다. 여기서 ‘모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모방은 타인을 관찰하는 것을 통해 그 행동이나 언어를 학습하여 자신의 것으로 습득하는 것을 모방이라고 한다. 그로부터 옛말에 ‘애들 앞에서는 찬물도 함부로 마시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모방하는 것은 어린아이들의 행동이 눈에 쉽게 띄지만 성인들의 케이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유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패션 쪽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2000년대의 스키니진 유행에서 부츠 컷 유행, 그리고 카고 팬츠 유행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한때 유행했던 뚱카롱과 요즘 유행하는 탕후루 등 음식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이렇듯 성인들도 타인을 관찰하며 그를 학습하고, 이는 곧 모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한 실험이 있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폭력을 모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다. Bandura (1973)의 연구는 어른이 행한 폭력적인 행동을 주어진 조건에 따라 아이들이 얼마나 모방하는지 알아본 실험이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어른이 인형에게 폭력을 행했을 때 (실제로 보는 것과 비디오를 통해 보는 것 모두) 그 행위에 보상받는다는 조건 하에 아이들은 그 행동을 모방해서 똑같이 인형에게 폭력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andura는 또한 성인의 경우 폭력은 옳지 않다는 지각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그를 토대로 한 자제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우리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또 한 가지의 예시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유해 매체 구분이다.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너무 자극적인 콘텐츠의 방송물은 그들이 볼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이는 비디오를 통해서도 관찰과 학습이 일어나 모방을 할 수 있기에 그러한 조치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방은 왜 필요한가? 다시 말해 우리 인간은 다른 누군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하지도 않는데 왜 모방하는가? 그 답은 진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간단히 정리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진화되어 오는 과정에서, 관찰과 학습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방은 빠르게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가령 A가 불을 피우는 행동을 통해 효과적으로 생존하는 것을 관찰하는 B는 자신도 마찬가지로 그 A의 불을 피우는 방식을 그대로 하는 것이 살아남을 확률을 높여주기 때문에 모방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위의 생존이라는 개념을 확장해서, 모방은 자신이 무리에 속하기 위한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 무리에 속하는 것은 특히 초기 인간 사회에서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혼자 무리에서 이탈하거나 내쳐질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살아남기 불리한 환경에 놓인다. 때문에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로서 사회 학습을 통해 사회화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한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데, 이를 유사성의 원리라고 한다. 즉, 나와 비슷한 사람과 가깝게 지내며 무리에 속할 수 있고, 그를 위해 타인을 모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방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다시 말해 모방을 할 때 우리의 뇌는 어떻게 작용하는가? 인간의 뇌에는 ‘거울 뉴런’이라는 신경세포가 있는데, 이 세포는 우리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그 행동을 나에게 적용하기 용이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인간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배외측 전전두피질은 인간의 행동들을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장대익). 즉, 배외측 전전두피질과 ‘거울 뉴런’ 세포가 활성화됨에 따라 우리는 모방 행동을 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타인을 따라 하는 행동을 한다. 물론 모 드라마에서 파생된 ‘손민수’한다는 행동, 즉 타인을 그대로 베끼는 행동은 단순히 모방하는 것을 넘어 창의력을 침범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나 모습을 습득하는 것은 중요한 생존 전략이자 사회화 과정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방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한규석. (2022). 사회심리학(4), 사회학습: 모방 (pp. 364-365). 학지사

장대익. (2012). 호모 리플리쿠스 (Homo Replicus): 모방, 거울뉴런, 그리고 밈. 한국인지과학회, 23(4). 517-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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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30 0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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