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이나경 ]


출처 : Freepik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나는 할 수 있어"라고 속으로 되뇐 적이 있는가? 필자의 경우, 고등학교 시절 플래너에 스스로에게 전하는 응원 문구를 적었던 경험이 있다. 자기 자신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처럼 스스로 내적 대화를 하는 것을 자기암시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면 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두 가지의 자기암시


자기암시란 자기 생각이나 감정, 느낌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내적 대화를 하는 것을 말한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나는 충분히 할 수 있어"와 같이 특정 수행과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나는 행복한 사람이야", "나는 나를 믿어"와 같이 삶의 자세와 관련되어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도 자기암시라고 볼 수 있다.

 

자기암시는 긍정적인 자기암시와 부정적인 자기암시로 나뉜다. 앞서 살펴본 문구들은 긍정적인 자기암시에 해당한다. 긍정적인 자기암시는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자신감이나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운동선수의 경우,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사용하여 경기력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학교 하키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지훈의 연구(2022)에 따르면,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자기암시를 했을 때 실제로 운동 수행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기암시는 수행을 향상시키거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운동선수들은 자기암시 훈련을 받기도 하며, 운동선수의 자기암시 활용과 관련된 연구도 다수 존재한다. 

 

반면, 부정적인 자기암시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불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부정적인 자기암시의 예로는 "나는 결국 실패할 거야", "자신이 없어" 등이 있으며, 자신의 수행을 의심하거나 낮은 자존감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나타나곤 한다. 따라서 부정적인 자기암시를 많이 사용하면 실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기 능력에 대해 의심하는 것이 시합에 나가거나 시험을 치르는 데 있어서 두려움을 키워 오히려 이전에는 잘 되던 것도 못 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왜 안 되지?


긍정적인 자기암시는 정말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지고 있을까? 긍정적인 자기암시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나는 시험을 잘 볼 수 있을 거야"라며 자기암시를 했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자기암시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번져 시험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자기암시와는 반대로 시험을 망치는 것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필자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수능을 잘 볼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반복한 것이 부족한 과목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을 만들어 뼈 아픈 결과를 얻게 된 경험이 있다. 또한,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반복했지만 부정적인 결과를 얻게 될 경우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키우거나 다시 도전할 동기를 크게 저하시키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기암시를 슬기롭게 활용하는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자기암시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까? 독일의 라이프니츠 신경생물학연구소의 실험에 따르면 3가지의 과정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재확인' 과정이다. 이는 목표에 맞는 예시를 반복해서 결과를 얻어내는 것을 말한다. 달리기 시합에 출전했다고 가정하자. 시합이 시작되고 달리기를 하고, 결승선에 도착하고, 수상을 하는 등의 장면을 여러 번 생각한다. 두 번째는 '반복'이다. 명시적인 언어의 형태로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나는 1등으로 결승선에 도착할 수 있다"와 같은 암시를 반복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생리 반응의 능동적인 통제'다. 달리는 동안 발에서 느껴지는 감각 등 신체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느껴본다. 

 

이 세 가지의 과정이 다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쉽게 생각해 보면, 보다 정교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된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문제를 풀이하는 나만의 루틴을 생각하고, '시험장 ASMR'을 들으며 실제 시험장의 분위기나 주변 소음에 적응하는 것이다. 단순히 말로만 '할 수 있다'고 되뇌지 말고 실제 마주할 상황을 더욱 구체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자기암시의 과정 이외에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기암시는 내가 나에게 전하는 응원이라는 점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칭찬을 기다리는 것 없이, 내가 나를 칭찬해 주고 믿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암시는 시험이나 면접과 같이 특정한 목표가 있는 상황뿐만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하는 것을 통해 실제로 '긍정적인' 결과와 삶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출처]

장지영. "유도선수들의 자기암시 유형과 심리적 기능." 국내석사학위논문 한국체육대학교, 2020. 서울

정지훈. "중학교 하키 선수의 자기암시 사용에 따른 운동 수행과 자기효능감의 변화." 국내석사학위논문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2022. 인천

정신의학신문, "기적의 역전승을 만든 자기암시". 우경수. (2022)

https://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3434






기사 다시보기 

쉽게 화가 나는 당신, 혹시 불안한가요?

비 온 뒤 땅이 굳기 위해서 필요한 것

반복적인 악몽, 꿈 속 숨겨진 이야기

예민한 내가 싫어질 때

"너의 선택에 따를게"라는 말 속에 담긴 책임 회피

미운 사람에게 떡 하나 더 주는 이유

함께 일하는데 왜 효율이 떨어질까?

우리 사이엔 적당한 드러냄이 필요해

걱정이 많아서 걱정이에요

완벽을 꿈꾸다, '나중에'의 늪에 빠진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8930
  • 기사등록 2024-07-29 20:54:0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