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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홀린 걸까? 네가 나에게 홀린 걸까?” – 스톡홀름 증후군과 리마 증후군
  • 기사등록 2024-09-11 15:53:40
  • 기사수정 2024-10-15 15: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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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윤재현 ]


지난달 미국의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는 올해 10월에 개봉 예정인 조커: 폴리 아 되의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2019년에 개봉한 전작 조커와 달리 조커의 여자친구인 할리퀸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할리퀸은 조커와 DC코믹스, 그리고 배트맨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잘 알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본래 정신과 의사였던 그녀는 조커를 만난 후 그에게 빠져 조커의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그녀가 스톡홀름 증후군의 일부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무엇일까요?


이미지 출처: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들이 가해자들에게 정서적으로 동화되어 그들을 동조하고 충성하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이 용어는 스웨덴 정신과 의사이자 범죄학자인 닐스 베예로트(Nils Bejerot)가 1973년 8월 23일에 발생한 스웨덴 스톡홀름 은행 강도 사건을 보고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당시 납치범 얀 에릭 올손 (Jan-Erik Olsson)은 자신의 친구 클라르크 올로프손 (Clark Olofsson)을 석방시키기 위해 스웨덴 크레디트반켄 은행에서 은행원 4명을 6일 동안 납치했습니다. 인질극이 끝난 후, 특이하게도 피해자들은 그를 옹호하고, 걱정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실제 사례: 패티 허스트 (Patty Hearst)


패티 허스트는 미국의 유명 신문 재벌인 월리엄 랜돌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의 손녀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1974년 2월 4일, 당시 19살이던 패티 허스트는 급진적 좌파 조직인 공생해방군 (일명 SLA)에게 납치되었습니다. 납치범들은 패티 허스트를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수백만 달러 상당의 식량을 기부하도록 요구했습니다. 납치된 지 약 2개월이 지난 4월 15일, 그녀는 타니아(Tania)라는 이름으로 공생해방군을 지지하는 행동을 보였으며, 그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하이버니아 은행 습격에 가담했습니다. 1975년 9월 18일, 패티 허스트는 은행 범죄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경찰에게 체포되었습니다. 이후 그녀는 세뇌와 강압으로 인해 SLA에 참여한 것이라고 재판에서 주장했지만, 결국 7년 형의 유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범죄자가 인질이나 피해자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폭력성을 낮추는 경우도 있을까요?



리마 증후군 (Lima Syndrome)이란?


리마 증후군은 범죄자들이 인질들이나 피해자들에게 감정적으로 동화되어 공격성을 완화되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심리적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증후군의 명칭은 1996년 12월 17일 페루의 리마 지역에서 페루 게릴라군들이 일본 대사관을 점령하고, 127일 동안 대사관에 있던 사람들을 인질로 잡았던 사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일반적인 인질 범죄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페루 게릴라군들이 인질들에게 필요한 음식을 제공하고 게임을 하는 등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특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인질범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죄책감을 느끼며 피해자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이러한 행동을 보였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연구는 리마 증후군보다 스톡홀름 증후군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톡홀름 증후군에 대한 학문적 자료도 여전히 부족하며, 범죄 상황을 경험한 피해자이자 관련자의 증언은 신빙성(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패티 허스트가 납치 및 범죄 연루로 재판을 받을 당시, 대중들은 그녀가 징역형과 처벌을 피하기 위해 정신적 문제(스톡홀름 증후군)을 언급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처음으로 스톡홀름 증후군 진단을  받았던 크리스틴 엔마크 (Kristin Enmark)는 작년 미국 ABC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인질 상황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스톡홀름 증후군과 리마 증후군이 일부 학자들의 추론에 불과하며,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여 학문적 모호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학자들의 주장과 연구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무의식 속에서 나온 방어 기제나 평소 자신이 알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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