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원
[한국심리학신문=이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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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문제로 상담에 의뢰된 A군의 이야기
초등학교 6학년 A군은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상담실을 찾게 되었다. 부모님은 상담사에게 A군의 게임중독 문제가 심각하다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고, A군은 귀찮은 듯 부모님과 상담사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내 눈길을 거두었다. A군의 말에 의하면 그는 밤에 게임을 하고, 학교라서 게임하기가 수월하지 않은 낮에는 주로 잠을 잔다. 실제로 이전보다 학교 성적이 떨어지고 친구 관계도 소원해지는 등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러나 A군은 상담사에게 현 상황에 대해 큰 불만이 없다고 했다. 또한 상담사가 게임을 못하게 하면 굉장히 화가 날 것 같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더 나은 삶을 위해 A군과 어떤 것을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까?
변화의 동기가 없는 A군
A군은 처음 본 상담사를 경계하며 자신의 게임을 방해할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다. A군이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A군 스스로도 머리로는 게임하는 것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미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A군이 게임을 하거나 하지 않는 두 가지 선택지 중에 게임을 하지 않거나 줄이는 방향으로만 계속 압박을 가해왔을 것이다. 주변인들이 지나치게 한 선택지만 강조하는 과정 중에 A군은 오히려 반대 선택지를 옹호하고 지키게 된다. 또한 상담사 또한 주변 인물과 같은 요구를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게 된다.
A군에게 닿는 변화의 바람
A군의 변화를 돕기 위해서는 A군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모두 다루어보는 경험을 함께 겪어보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게임을 하지 않는 선택지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거나 하지 않는 선택지 모두의 이득과 손실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A군과의 이야기 속에서 게임중독의 나쁜 측면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심정적인 이유를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A군이 늘 게임하기를 선택했던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지나치게 게임을 해서 잃게 되는 것들에 대해서도 조망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A군이 게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앞서 A군과 나눈 대화는 A군이 왜 그토록 매번 게임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게임에서 강하게 충족되는 욕구와 연결된다. 동시에 현실에서 해결되지 않은, 거의 충족되지 않는 욕구와도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게임에서 강하게 충족되는 욕구를 찾고, 현실에서 충족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함께 해야 한다.
게임에서 정제되지 않은 공격성 표현을 통해 분노가 사그라드는 경험을 한다면, 현실에서 용인되는 방식의 공격성 표현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아예 분노를 억압할 수도 있다. 욕구 및 감정은 현실에서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소통 가능한 방식으로 조절하여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는 성취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번 기사는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변화 동기를 촉진하는 관점에서 다루어보았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강조되는 요즘, 게임하기를 행동하거나 행동하지 않기로 결정할 때 그 행위에 대해 학생 스스로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역량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참고문헌
1) 신성만. (2018). 중독 상담학개론.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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