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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박소영 ]



한국에서 15살이 되면 주위에서 누구나 들어본 표현, 바로 ‘중 2병’이다.


신기하게도, 개인에 따라 이러한 시기를 겪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필자의 개인 경험을 생각해 보면 덥수룩하게 덮여 있는 앞머리와 사소한 일로 괜히 성질이 나고 친구 관계에 매달게 되던 시간이었지 않나 싶다. 전문적인 의견에 의하면 청소년의 흔한 특성들로 급격한 육체적 그리고 정서적 발달로 인해 감정의 변화가 나타나고 위험한 행동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또한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나고, 가족보다 친구들과의 관계를 더 중요시 하는 것 등이 있다 (Orcena et al., 2024).



청소년과 부모가 겪는 어려움과 경청의 힘


하지만, 청소년기의 육체적, 심리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인 발달적 측면으로 보았을 때, 위의 행동들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부모님과 가까운 가족들의 경우, 원래 살가웠던 자녀들이 하루아침 돌변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2022년 미국 전국을 상대로 본 통계에 의하면 청소년의 18%가 불안함을 경험할 때, 20%의 어머니들이 그리고 15%의 아버지들이 불안함을 겪고 있다. 더 나아가, 15%의 아이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을 때, 16%의 어머니들이 그리고 10%의 아버지들이 우울증을 겪는다 (Making Caring Common, 2023).


아이들 못지않게 우울함과 불안함을 겪고 있는 부모님과 가족의 통계를 보면 어떻게 해야 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가 많을 것 같다. 학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에, 미래에 대한 고민과 아이의 안전이 걱정되어서, 그리고 그럴수록 궁금해지고 친해지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기에 원하지 않는 싫은 소리와 잔소리의 반복이 되어버린다.


만약 청소년 자녀들을 두고 계신 부모로서 이러한 부분에 공감한다면 자신의 감정을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문화적인 충돌이나 소통의 차이점으로 시작하기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가족과 청소년 서로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Making Caring Common, 2023). 실제로, 위에 언급되었던 같은 통계자료에 의하면, 청소년 아이들의 40%는 자기 부모님이 자신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봐 주고 들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상담사로서의 방향


청소년과 가족 상담을 하는 상담사로서 아이와 부모 둘 다의 마음이 어떤지 짐작이 가기 때문에 어려워질 때가 많다. 특히, 부모님의 걱정되는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면서도 좁혀지지 않는 아이들과의 관계에 대해 속상해하고 서운해하는 것을 보면 상담사로서 막막한 순간도 많았던 것 같다. 이러한 부모와 아이의 관계 회복을 다룰 때면 부모나 가족의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나무라기보다는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라고 생각하며 협력하여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아이의 지나치게 잘못된 행동은 교육하는 게 맞다. 특히, 문화와 시대에 따라 청소년기 학생들의 문제점은 다르다. 2019년의 통계자료에 의해도 첫 성관계의 경험 나이가 13.6세로 나타난다. 더 나아가, 성 경험이 있는 여학생 중 0.2%는 임신을, 그리고 임신 경험이 있는 학생 중 73.6%가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했다고 한다 (정세희, 성기윤, 2019). 아이들의 호기심과 도발적인 행동들이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다뤄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지 못했을 때 그들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적절한 교육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Mayo Clinic, 2022).


마지막으로,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중 2병'이라는 표현 자체가 청소년들에게 문제가 있다거나 내적으로 아이들이 어딘가가 잘못되어서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나이대로 짐작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이해하다 보면 절대로 이 아이들과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사회에서도 이 단어를 조금 더 포괄적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참고문헌 

1) Orcena, A., Vallas, M., Verma, S., Bloch, E., Tendler, L., & Johnston, M. (2024). Understanding Adolescent Development: Key Characteristics and Growth Phases. Evolve Behavioral Health. https://evolvetreatment.com/blog/understanding-adolescent-development/ 

2) Making Caring Common. (2023). Caring for the Caregivers: The Critical Link Between Parent and Teen Mental Health. Harvard Graduate School of Education. https://mcc.gse.harvard.edu/reports/caring-for-the-caregivers 

3) Mayo Clinic. (2022). Sex education: Talking to your teen about sex. https://www.mayoclinic.org/healthy-lifestyle/sexual-health/in-depth/sex-education/art-20044034 

4) 정세희, 성기윤 (2019). [청소년 낙태 리포트] 첫경험 평균나이 13.6세…임신 청소년은 통계조차 안잡혀. 헤럴드경제. https://news.heraldcorp.com/view.php?ud=2019040900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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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0-25 22: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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