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현
[한국심리학신문=노상현 ]
필자가 한 달 전부터 꾸준히 해온 행동이 하나 있다. 이 행동은 내 하루의 시작과 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며,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또 앞으로의 내 미래를 불안보다는 두근거림으로 가득 차게 만들어주기까지 한다.
그 행동은 바로 ‘매일 밤 자기 전 3가지의 감사한 일을 적는 것’이다.
“매일 적는 감사 일기는 단순히 지나간 일을 돌아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바꿔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주는 마법의 주문이다.”
필자의 전반적인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있는 이 감사 일기, 도대체 이 감사 일기의 효과는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독자들과 함께 알아보고자 한다.
'감사일기'의 효과
감사 일기는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 교수에 의해 처음으로 고안되었다. 1998년 그가 미국 심리학회 회장일 당시, 그는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감사 일기를 쓰게 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6개월 뒤에 다시 검사를 진행한 결과 놀랍게도 그들의 우울 점수가 극단적 우울에서 경미한 우울로 현저하게 내려갔다. 일시적인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6개월 뒤 또 한 번의 검사를 진행하였는데, 여전히 그들의 행복감은 높게 유지되었다고 한다.
마틴 셀리그먼 이후로 감사의 효과에 대해 가장 많이 언급하는, UCLA 정신의학과 교수 앨릭스 커브는 그의 베스트셀러 ‘우울한 땐 뇌과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뇌는 생리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더 길들여져 있는데, 뇌에 반복적으로 감사한 일을 상기시키면 뇌에 반복적으로 감사에 대한 정보와 행동을 입력시키는 것이고, 그 결과로 전 대상 피질에서는 감사한 일들을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게 되면서 점점 더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하게 된다고 말이다.
위와 같은 과학적 실험에 근거한 이유 외에, 필자가 감사 일기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책과 자만의 균형’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자책을 하기도 하고, 가끔은 자만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과유불급, 이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삶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에 가장 적합한 도구가 바로 ‘감사 일기’인 것이다. 부정적인 상황, 부정적인 시각, 부정적인 관점에서의 감사는 긍정적인 상황, 긍정적인 시각, 긍정적인 관점을 발생시킴으로써 둘 사이의 균형을 이루게끔 해준다. ‘운이 많았습니다. 주변에서 도와줬습니다. 내 능력 이상의 것을 지금 받고 있습니다.’와 같이 고백하는 감사일기는 반대로 승자 효과, 즉 ‘내가 잘된 것은 다 내가 잘해서야.’라는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해줌으로써 자만으로부터 벗어나게끔 도와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하지?
먼저, 한 줄이라도 좋으니 매일 써야 한다. 위에서도 말했듯 감사 일기를 씀으로써 부정적인 정보를 우선시하는 우리의 뇌를 긍정적인 정보 또한 중요하게 여기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필수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습관’이다. 무슨 일이든 오래 지속해야 성과가 생기는데, 오랫동안 지속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그러니 감사 일기를 쓰는 것에 대해 큰 부담감을 갖지 말아라. 자기 전 단 한 줄이어도 괜찮다. 단 '매일 밤' 말이다.
그리고, 무엇이 왜 감사한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감사 일기를 꾸준히 쓰다 보면 그날 있었던 일을 그냥 기계적으로 적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놓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쓰지 않고 사건만 단순히 늘어놓아서는 긍정적인 감정이 강화되지 않는다. 우리의 뇌는 금방 적응하는 경향이 있으니, 감사함에 구체성을 더함으로써 매일 매일 새로운 자극을 넣어줘야 한다는 말이다.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저녁 식사를 했음에 감사합니다” 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인 일식을 같이 먹었음에 그리고 먹는 내내 가족 간의 사랑이 잔뜩 느껴지는 대화가 오고 갔음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써보는 것은 어떨까?
마지막으로, 자기가 지금까지 써온 감사 일기를 곱씹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자기가 지금까지 어떠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꼈는지 계속 곱씹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복된 일상을 살아가기 때문에, 일어났던 일들이 또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결국 익숙함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감사함을 잃지 않기 위해선 자기가 평소에 어떠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는지 계속해서 상기해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한다면, 당신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던 일들을 자신도 모르게 감사해하는 당신을 발견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출처>
1) 양경윤. (2014)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 쌤 앤 파커스
2) 독서 연구소. (2019). 매일 감사하면 좋은 과학적인 이유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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