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현
[한국심리학신문=강승현 ]
날이 추워지고 해가 짧아졌다. 한겨울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한 해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과 함께,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크리스마스와 새하얀 눈은 설렘을 가져다주지만, 연말연시는 종종 알 수 없는 우울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버린 한 해를 돌아보며 기대만큼 이루지 못한 것 같아 무기력함에 사로잡히고, 나이가 들수록 다가오는 새해를 더 잘 보내야 한다는 막연한 부담감에 생각이 많아지곤 한다. 푸르고 생동감 넘치던 봄, 여름, 가을과 달리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과 회색빛으로 물든 겨울의 풍경은 주변에서 생기를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계절적 변화는 단순히 날씨와 자연의 흐름을 넘어 우리의 내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과거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날들을 계획해야 하는 겨울은 설렘과 두려움, 희망과 불안을 함께 품은 계절이다.
연말연시 증후군이란?
미국심리학회(APA)는 연말연시 많은 사람들이 겪는 우울감을 ‘연말연시증후군’ 또는 ‘홀리데이블루(Holiday Blues)’라 정의하며, 2011년에 이를 정식 용어로 채택했다. 연말연시는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을 안겨주는 동시에, 지나간 한 해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게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감정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는데, 그중 하나는 겨울철 일조량 감소로 인해 발생하는 ‘계절성 우울장애(SAD)’이다. 계절성 우울장애는 낮 동안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고 무기력함과 우울감을 느끼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또한, 연말연시라는 특수한 시기가 가져오는 사회적 요인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지인들과의 잦은 술자리와 모임으로 인한 피로감은 몸과 마음에 부담을 주며, 반대로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이 없어 혼자 연말을 보내야 하는 상황은 고립감과 외로움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처럼 각자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연말연시는 극과 극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연말연시증후군’을 경험하게 된다.
연말연시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연말연시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연말연시에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슬픔과 우울은 언제든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연말연시 계획은 완벽할 필요가 없으며, 계획이 꼭 실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들의 성장과 변화에 따라 모임의 형태와 빈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더라도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낀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감정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을 돕는 봉사 활동이나 사회적 관계를 넓힐 수 있는 일에 참여하는 것도 외로움을 완화시키고 연말연시를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연말연시의 활동이나 모임을 미리 계획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정 요일을 정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시간을 미리 조율하면 마음이 정돈되고,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연말연시를 보다 긍정적이고 편안하게 보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잘 해왔고, 잘 해낼 것이다
연말연시증후군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스스로를 조금 더 다독여보자.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해왔음을 기억하자. 이룬 것이 없다고 느껴지더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작년보다 한층 더 성장하고 단단해졌을 것이다. 우리의 성장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만 측정되지 않는다. 지나온 시간 속에서 겪었던 크고 작은 도전들,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는 데 있어 완벽할 필요는 없다. 그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건네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길 바란다.
출처
1) 마음소풍 [Website]. (2024). URL:https://www.maum-sopoong.or.kr/infor_story/5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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