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민
[한국심리학신문=김정민 ]
크리스마스 시즌은 많은 이들에게 반짝이는 조명, 가족과의 시간, 선물과 함께하는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크리스마스가 단순히 즐거움만으로 가득 차 있는 시간은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해보셨나요?
크리스마스에는 노래, 불빛, 그리고 복잡한 모임 등 자극적인 요소가 매우 많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평소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민감성이 높거나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놓인 사람들, 특히 아이들에게는 혼란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폐 스펙트럼과 같은 신경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 시기의 혼란스러운 요소들이 더욱 큰 감정적 압박과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때때로 감정 조절이 어려워져 갑작스럽고 통제하기 어려운 감정 폭발과 같은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1) 신경포괄적인 (neuroinclusive), 모든 사람이 자신의 방식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접근 방식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전문가들의 조언과 함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다 따뜻하고 모든 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신경포괄적 (Neuroinclusive): 신경다양성을 인정하고, 신경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의 필요에 맞게 환경, 관행, 절차를 조정하여 모두가 편안하고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접근 방식
1. 감각 과잉을 피할 수 있는 차분한 공간
크리스마스의 화려한 조명과 음악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분위기를 제공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반대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깜빡이는 조명, 소란스러운 환경, 끊임없이 들려오는 캐롤 소리에 쉽게 압도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 모임에서 한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면, 이는 단순히 피곤해서가 아니라 과도한 자극에 반응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낮잠을 잘 수 있거나, 어른들이 잠시 멍하니 앉아 숨을 고르고 진정할 수 있는 있는 장소를 마련해 보세요. 특히, 좋아하는 담요나 장난감 같은 익숙한 물건을 곁에 두는 것도 안정감을 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작은 배려로 크리스마스의 복잡함 속에서 진정할 시간을 찾을 수 있습니다.
2. 익숙한 루틴과 안정감을 위한 준비
휴일 시즌은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하지만, 일상이 흔들리는 것은 누군가에게 불안감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들은 예측 가능한 루틴이 깨질 때 스트레스를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던 아이가 크리스마스 만찬 시간이 바뀌어 혼란스러워 하거나,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으신가요? 이는 익숙함을 유지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음식 역시 안정감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크리스마스 특유의 음식들이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가족 식사 자리에서 새로운 음식을 거부하고 익숙한 간식을 찾는 아이가 있다면, 이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통해 편안함을 찾으려는 행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땐 작은 배려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먼저 하루의 계획을 명확히 하고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시각적인 일정표를 만들어 하루의 흐름을 공유해 보세요. 또한, 크리스마스 전통 음식 외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익숙한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평소의 루틴과 크리스마스의 특별함을 적절히 조화시키면, 휴일 시즌의 특별함을 유지하면서도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신경다양성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익숙한 환경과 일정은 누구에게나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3. 사회적 기대에 대한 유연한 태도
휴일 시즌이 되면 모두가 행복하고 쾌활하며 사교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범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가 갑작스럽게 조용해지거나 어색한 태도를 보일 때, 이를 단순한 무례함으로 오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아이는 낯선 친척들과의 상호작용이 부담스러워 대화를 피하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어른들에게 술을 권하는 대신 무알코올 음료를 준비하거나 음주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하면 더욱 편안한 분위기가 될 것입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이러한 배려를 요청하면, 더 따뜻하고 부담 없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4. 스트레스 신호를 인식하고 적절히 대처하기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스트레스를 받는 신호를 빨리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조용해지거나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면, 이는 과잉 자극의 초기 징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소리가 나는 파티에서 아이가 갑자기 구석으로 가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는 감각적 자극을 줄이려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헤드폰이나 감각 완충 도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안정을 느끼는 담요나 장난감을 손에 쥐게 하거나 조용한 방으로 안내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지원하고, 필요할 때 쉬는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모두를 위한 포용적 휴일 만들기
자주 돌아오지 않는 연말을 풍성하게 즐기기 위해, 우리는 때때로 한번에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곤 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를 찾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로 다른 필요와 감정을 존중하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면, 크리스마스는 모두에게 따뜻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올해도, 앞으로도 모든 연말 시즌에서 이러한 배려와 온기를 이어가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1) Forbes. (2024, October 9). Unique journeys, unified goals: Sustainability reporting across industries. Retrieved from https://www.forbes.com/sites/deloitte/2024/10/09/unique-journeys-unified-goals-sustainability-reporting-across-industries/
2) Gigliotti, F., Giovannone, F., Belli, A., & Sogos, C. (2024). Atypical sensory processing in neurodevelopmental disorders: Clinical phenotypes in preschool-aged children. Children, 11(7), 875. https://doi.org/10.3390/children11070875
3) Psychology Today. (2020, December). 9 ways to support your sensitive child through Christmas. Retrieved from https://www.psychologytoday.com/intl/blog/the-highly-sensitive-child/202012/9-ways-to-support-your-sensitive-child-through-christmas
4) Collins Dictionary. (n.d.). Neuroinclusive. Retrieved from https://www.collinsdictionary.com/submission/26520/Neuroinclus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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