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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박지연 ]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 일정 등이 있을 때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조심한 경험, 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언제, 왜 생겼는지도 모르는 나만의 규칙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만 같아 그 규칙을 깨기가 어렵다.

 


징크스란?


우리는 위와 같은 것을 ‘징크스’라고 한다. 

징크스(jinx)는 불길한 일, 사림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뜻한다. 징크스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주장이 있다. 하나는 고대 그리스에서 마술에 사용하던 개미잡이(wryneck/jynx torquilla)라는 새 이름에서 유래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1868년 링가드(W. Lingard)가 쓴 노래 `Captain Jinks of the Horse Marines(기병대장 징크스)'의 가사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기병대장 징크스가 나팔만 불면 병이 나고, 말에 오르기만 하면 모자가 떨어지는 등 불길한 일이 계속 일어난다는 가사로부터 징크스라는 말이 유래됐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13일의 금요일’,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이나 면접에서 미끄러진다(탈락한다).’, ‘숫자 4’ 등이 있다. 이밖에도 여러 징크스가 존재하는데 특히 직업적으로 승부를 겨루는 운동선수들이 자신만의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 선수와 징크스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징크스의 시작은 ‘루틴’이다. 루틴은 일상, 틀에 박힌 일 또는 특정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말하는 루틴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운동 선수들이 최고의 운동 수행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습관적인 동작이나 절차’가 바로 그것이다. 그중에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도 더러 있다.

 

프로야구 선수 박한이, 테니스의 황제 라파엘 나달은 자신만의 철저한 루틴을 갖고 있기로 유명하다. 자신만의 루틴을 따르지 않으면 경기 결과가 좋지 않다는 믿음으로 이런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다. 스포츠 심리학에서 루틴은 선수를 성공으로 이끄는 하나의 심리적 요소로 꼽힌다. 성공한 선수들에게는 동기, 목표 설정, 자신감, 시합 불안, 집중력 등과 더불어 ‘루틴’이 있다는 것이다. 선수들은 루틴을 통해 경기와 관련된 여러 요인들을 통제하고 마음을 다잡음으로써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럼 징크스와 루틴은 무엇이 다를까? 스포츠 심리학자들은 징크스를 루틴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 상태라고 본다. 마음의 안정과 최상의 컨디션을 위한 의식인데, 그 목적과 달리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오히려 경기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즉, 루틴에 너무 집착하여 변질되면 징크스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징크스와 루틴을 구분하는 기준은 반복된 행위가 심리적으로 긍정과 부정 중 어떤 방향성에 놓여 있느냐가 된다. 

 

 

징크스를 깨려면?


징크스를 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정한 루틴(혹은 징크스)대로 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만 같아 불안하고 두렵기 마련이다. 필자 역시 시험기간만 되면 꼭 해야 하는 루틴 아니 징크스가 있다. 그리고 징크스가 생긴 이후로 단 한번도 그것을 어겨본 적이 없다. 혹시라도 내 작은 행동 하나 조차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차마 징크스를 깨려는 시도는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본인을 너무 힘들게 해야만 지킬 수 있는 징크스라면, 자신의 신체적, 심리적 컨디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징크스라면 깨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용기를 내어 실험해보는 것, 강박적이지 않은 적절한 루틴을 만드는 것, 신체 건강 바이오리듬을 유지하는 것을 제안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징크스를 지키지 않을 때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실험해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약 징크스를 지키지 않았음에도 결과가 나쁘지 않다면 그 징크스는 깨지는 것이다. 또한 강박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적절한 루틴을 만들어 실행하면 징크스를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신체 건강 바이오리듬을 유지하는 것은 불안과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징크스는 불안과 관련되는 현상이므로 신체 건강 바이오리듬을 유지하는 것은 징크스를 깨는 것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루틴과 징크스를 적절히 구분하여 중요한 순간에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이 처음 루틴이라는 것을 만든 목적을 달성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참고문헌

1) 김백. (2018년5월9일). ‘시험 날에는 미역국 안먹는다?...징크스의 심리학’. YTN 사이언스. 시험 날에는 미역국 안 먹는다?…징크스의 심리학.

2) 양철기. (2018년10월24일). ‘징크스 심리학’. 충청타임즈. 징크스 심리학 - 충청타임즈.

3) 황보람. (2024년8월12일). ‘’운동선수들의 ’루틴과 징크스’ 세계 명상, 낮잠, 만트라…나달의 루틴 10’. 마음건강길. 운동선수들의 ‘루틴과 징크스’ 세계 < 마음 < 기사본문 - 마음건강 길.</span>

4) 두산백과 두피디아: 징크스 정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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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2-05 0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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