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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느끼는 것이 유전이라면 나는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는걸까 - 외향성과 행복의 정적 관계 - 행복의 관하여 1
  • 기사등록 2025-05-15 08: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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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전세희 ]


사진: 닐슨코리아, 세계일보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앞 글자만을 딴 줄임말이다. 몇 년 전에 유행하기 시작했던 이 단어는 지금까지도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강아지와 산책하며 소확행을 얻는 사람,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으며 소확행을 얻는 사람처럼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행동들이지만 그 안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는 것을 소확행이라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소확행을 바라는 사람이 많아졌다. 다시 말해 행복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지금 행복하지 않은 것인가.


심리학 수업에서 교수님이 질문을 하셨다. 교탁 옆에 있는 칠판에 1점부터 10점까지 몇 점을 주겠냐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칠판이었다. 당신이라면 몇 점을 주겠는가? 나는 10점을 주었다. 그리고 나의 예상은 수업을 듣는 학생 대부분이 10점은 아니더라도 높은 점수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나의 예상과는 꽤나 달랐다.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 분포가 다양했다.


사람은 평범한 칠판에 점수를 매길 수 있듯이 감정을 지니지 않은 사물에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그리고 이 평가의 기준은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어떤 사람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또 다른 사람은 대체로 부정적으로 세상에 대해 평가를 내리며 살아간다. 


“나 요즘 너무 행복해.”

“너는 왜이렇게 매사에 긍정적이야?”


주변을 돌아보면 늘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특별히 좋은 일이 생겨나지 않더라도 기분 좋은 날씨에 행복함을 느끼거나 사소한 일에도 크게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똑같은 사건을 겪었음에도 왜 사람마다 반응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왜 생겨나는 것일까.



성격과 기질



이에 대한 답은 성격과 기질에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나 자신을 더 알기를 원한다. 그리고 타인을 구분짓고 더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우리가 MBTI에 열광하는 이유이다. 알파벳 네 글자의 조합만으로 그 사람의 성격과 행동 방식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MBTI는 상황마다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자 할 때 묻는다. 만약 상황마다 MBTI가 달라진다면 우리는 MBTI를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다. 


성격(personality)이란 한 개인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독특하고 일관성 있으며 안정된 인지적, 정서적 행동 양식이다.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매번 언급되는 것은 기질이다. 기질(trait)이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정서적, 행동적 반응의 경향성이다. 사소한 것에 웃고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기질은 유전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며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 사람이 갖고 있는 기질과 환경 경험이 결합되어 형성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성격이다. 성격은 후천적이지만 기질적인 유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으니 '성격은 타고나는 것이다'라고 말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라웰의 심리학연구소

성격에는 다섯 가지의 특징이 있으며 '성격 5요인'으로 불린다


개방성(Openness):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경험에 열려 있음

성실성(Conscientiousness): 계획적이고 책임감이 강함

외향성(Extraversion): 활발하고, 사회적이며 에너지를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얻음 

우호성(Agreeableness): 친절하고, 협동적임

신경성(Neuroticism): 쉽게 불안해하고, 부정 정서에 대한 민감함


위의 5가지의 성격은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도록 하고 일관되도록 한다. 그리고 이 중 행복에 있어서 가장 큰 예측 요인은 외향성과 신경증이다. 외향성을 지닌 사람들은 긍정 정서를 기질적으로 더 많이 느끼고 자기와 세상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보상에 민감해서 사회적 상황과 도전적인 상황에 더 많이 참여하고 이것이 다시 긍정 정서와 행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새로운 사람과 환경에 놓이다 보면 또 다른 즐거움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은 부정 정서를 잘 느끼고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고자 회피 기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사건이나 사회적 활동에 덜 도전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외향성이 높고 신경증이 낮아야 행복을 더 잘 느낀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있다.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 되지 않도록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매일 노력하는데 행복이 유전의 영향이 크다니. 그렇다면 기질적으로 행복함을 잘 느끼는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는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는 걸까. 답을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기질적으로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 대부분은 현재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인식한다. 행복을 주는 것에는 성격적인 요인 뿐 만 아니라 내가 지금 얼마나 심리적으로 안녕감을 느끼는 지에 대한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심리적 안녕감이란 개인이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경험하는 주관적인 심리 상태이다. 그리고 이 안녕감은 기질과는 연관성이 별로 없다. 결국 유전적으로 행복함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더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누구나 인생의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유행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어느새 한국 사회는 행복이 삶의 목표인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행복'이란 너무나 추상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잡을 수 없다. 쫓으려고 해도 불분명한 목표이기 때문에 달성했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무엇보다 행복 또한 또 하나의 정서로, 삶을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의 종류 중 하나임을 인식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나의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행복은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


나의 인생의 목표를 행복으로 삼고 행복에 잠식되어 인생의 또 다른 즐거움을 잃지 않기를.



참고문헌

1) Francis, L. J., Brown, L. B., Lester, D., & Philipchalk, R. (1998). Happiness as stable extraversion: A cross-cultural examination of the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Oxford Happiness Inventory among students in the UK, USA, Australia, and Canada.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24(2), 167-171. 

2) McCrae, R. R., & Costa Jr, P. T. (1986). Personality, coping, and coping effectiveness in an adult sample. Journal of personality, 54(2), 38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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