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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백진민 ]





우리 옆집에는 어떤 사람들이 사는가?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우리는 다 알지 못한다. 이는 불필요한 정보 또는 사생활 침해처럼 여겨지며, 스스로를 돌볼 시간도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쓸데없는 여유와 사치에 불과하다.


 


고독사라는 현실


그러나 고독사는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고독사, 곧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생을 마감하는 죽음은 보통 노인층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점차 중장년층과 청년층에게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독사가 증가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고령화, 개인주의, 인간관계 스트레스, 핵가족화 등을 꼽는다. 특히 사회적 고립은 빈곤과 건강 악화 등의 생활 위기와 이로 인한 심리적 위축에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인 상황을 악화시킨다. 더욱이 코로나 19라는 새로운 상황에서, 이웃은 이제 주변인이라기보다 서로 조심하며 거리를 둬야 하는 대상이 되었다. 이 관계 단절은 고립된 인간으로, 우울증으로, 그리고 죽음으로 이어졌다.

 

결국 고독사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사회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사회적 고립을 최소화하기 위해 취업난을 해결하고 마을 활성화 정책을 늘리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과 삶을 보듬어주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이다.


그 이유는 고독사 고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이 가족 해체 이후 장기간 혼자 살아왔으며, 심리적으로도 우울감과 위축감이 있어, 사람들과의 관계에 폐쇄적이며 회피적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로운 관계를 어려워한다. 그러므로 먼저 소수의 사람과 일상적인 관계를 맺고 이를 확대하는 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사회복지 공무원과 민간 사회복지사 등과 일차적인 신뢰 관계를 형성하도록 한다. 이후 자원봉사자나 동네 운영 위원 등 활동가와 연계하여 지속적인 관리를 지원하고, 마지막으로 가까이에 거주하는 이웃이나 지역 모임 등 확실한 이웃 안전망을 형성하도록 지원한다.




인간의 본질적인 외로움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일종의 외로움을 가지고 태어나며, 그만큼 서로에게 기댄다. 인본주의 심리학자인 Maslow의 소속감 욕구에서, 인간은 생리적 욕구와 자신을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려는 욕구가 충족된 다음에는, 타인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유대감을 느끼려고 한다. Baumeister와 Leary의 소속에 대한 욕구 이론에서는 인간의 욕구 중 소속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인간이 인간에게 기대는 마음은 이토록 보편적이다. 


존재론적인 외로움과 사람에 대한 의존성이 선천적인 만큼, 반대로 사회적 배제가 한 개인에게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타인으로부터의 고립과 분리는 큰 심리적 고통이며, 이 고립감은 낮은 자존감과 중독, 면역력 약화, 외로움, 우울감, 더 나아가서는 자살과도 깊게 연관된다.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죽음을 맞는 과정이나 그 이후의 절차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측면에서 고독사 문제는 참담한 죽음이다. 따라서 개인으로 파편화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홀로 외롭게 세상을 떠나는 생명이 있음을 기억하고, 혼자 사는 이들이 심리적으로 외롭지 않도록 ‘이웃으로서의’ 정당하고 또 적당한 관심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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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1) 하성웅. 2021. [뉴스되새김] 청년 고독사 - 외로이 죽어가는 청년들. 새가정. 68. 44-45. 

2) 박선희, 최영화. 2020. 중장년 남성 고독사 고위험군의 사회적 고립에 대한 탐색적 사례연구 : 긴급복지지원 대상자들을 중심으로. 비판사회정책. 68. 45-78.

3) 송인주. 2021. 고독사 원인분석을 위한 사회적 부검 적용 가능성 탐색 연구. 한국사회복지학회 학술대회 자료집. 1268-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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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2-16 07: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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