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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고다현 ]



잠자리에 들면, 누구나 꿈을 꾼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우리는 하룻밤에 평균적으로 4~5개의 꿈을 꾼다고 한다. 하지만, 잠에서 깨고 나면, 정작 기억하는 꿈은 별로 없고 그마저도 흐릿하게 남아있다. 


어떤 사람은 이런 알쏭달쏭한 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예컨대, 돼지꿈을 꾸면, 큰 복이 들어온다고 해석하는 해몽이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어떤 사람은 꿈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꿈 깨!”라며, 꿈은 단지 허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사람마다 꿈에 반응하는 태도는 제각각이다. 


필자 같은 경우에는 후자에 속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꿨던 꿈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꿈에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필자가 매번 꿈을 꿀 때마다. 초등학교 때 단짝이었던 친구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자주 일어나서, 자연스레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 친구가 꿈에 자주 나타나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심리학 강의에서 꿈에 관해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융의 꿈


필자는 심리학 수업에서 프로이트와 융의 꿈 분석을 배웠는데, 이 두 학자 중에서도 꿈에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 융의 이론이 인상 깊었다. 


융은 꿈을 통해, 자신이 알지 못하고 있는 내면의 모습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꿈을 분석하는 것이 스스로가 알지 못하는 내면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자기 탐색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융의 말을 듣고 나니, 그 친구가 꿈에 반복해서 나오는 것이 우연이 아닐 수 있게 단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그 꿈을 통해, 필자가 모르고 있었던 혹은 억압하고 있었던 내면의 모습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꿈의 일기를 작성하면서, 꿈 내용이 필자와 어떤 관련이 있을지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00과 현장체험 학습으로 상어 투어를 하러 갔다. 

가이드분들과 함께 배에 올라탔다. 나는 두렵기도 했고 약간 설레기도 했다.... "


이는 필자가 꿨던 꿈의 내용 중 하나다. 이처럼 잠자는 동안에는 그 친구와 함께 있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나면, 현실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상상 속의 이야기가 된다. 


사실 이 친구와는 중학교 때, 이미 절교한 사이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둘도 없는 단짝이었지만, 고학년 때부터 우리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사건은 발단은 필자의 거짓말 때문이었다. 


초등학교 때, 사귄 친구는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집착이 되어버렸고, 나중에는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그 친구의 관심을 받으려 했다. 그러다, 얼마 못 가서 그동안에 필자가 했던 거짓말이 다 들통나버렸다. 하지만, 그때 당시 필자는 자존감 상하는 것이 친구를 잃는 것보다 싫어서 거짓말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시치미를 뚝 뗐다. 결국엔, 그 친구와 좋지 않게 사이가 멀어졌다. 한동안은 스스로가 했던 행동에 대해서 반성하지 않고, 잘못한 것이 없다며 합리화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부끄럽고 민망한 마음에, 그 일을 지우려고 애썼다. 하지만, 꿈의 일기를 쓰면서, 그 일이 필자의 무의식에는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친구에 대한 감정도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옛 친구에 대한 그리움, 제대로 사과하지 못한 후회스러움, 미안함 등 숨어져 있던 마음이 이제서야 표현됐다. 



꿈의 주인은 나 


이렇게 필자는 꿈의 일기를 통해서, 그토록 궁금해했던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부끄러운 과거의 일도 떠올렸다. 하지만, 이것이 정확한 꿈해석은 아닐 수 있다. 또한, 현대 과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꿈은 단지 뇌 활동의 부산물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는 꿈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는 신기한 경험을 했고 이는 성찰할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융의 말에 따르면, 꿈에 나타나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꿈을 꾸었을지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꿈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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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David G. Myers. (2016). 마이어스의 심리학개론. 시그마프레스. 107~111

정선우. (2021). [수면시리즈 4탄] 꿈의 의미? 꿈분석 방법. 정신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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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4-05 12: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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