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가연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황가연 ]
진로 선택 배경
나의 경우처럼 고등학생이 진로를 선택하게 되는 배경에는 또래 관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진로 교육과 체험에 참여하는 것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 외에도, 진로 사교육에 참여하는 것도 청소년들의 진로 선택 배경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진로와 관련된 불안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종류의 불안이 등장한다. 첫째로, 하고 싶은 것이 없어 선택하기 어려운 동기적 불안이다. 사실 이는 필자가 주로 겪었던 불안의 형태이다. 특별히 하고 싶었던 꿈이 없었기에 ‘진로 희망’을 작성하는 칸이 싫었다. 남들은 쉽게 정하는 것만 같은데 나는 열렬히 좋아하는 무언가도 없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좋아하는 일이 생길 수가 있을까?’라며 남들을 부러워하는 시기가 많았다.
동기적 측면의 불안은 실제로 졸업 후에도 남아있곤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20, 30세대들이 꿈이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대학만을, 취업만을 생각하며 학업 위주의 삶을 살아왔기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으로 살펴볼 수 있다.
둘째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계속되는 취업난과 경제 불안정으로 인한 불안은 미래에 대한 자기 모습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게 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인내력 부족 또한 불안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는 타인과의 비교 경향을 높이고 자신의 노력에 대한 부정, 걱정 수준도 높일 수 있다. 불안은 사회 비교를 증가시키고 이는 또다시 불안을 증가시키는 순환의 고리로 작용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능력에 대해 느끼는 불안이다. 상담의 경우, 상담의 역량을 측정하는 도구나 기준이 없기에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가 더욱 어렵다고 한다. 잘하는 대상자와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무능감을 느끼며 진로 적합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함이 초심 상담가를 대상으로 한 논문에서 밝혀졌다.
진로 선택 속에서 불안을 다루기 위해
둘째, 자신의 정서 특성에 따라 사회지지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활동성, 즐거움 등의 정서를 주로 겪는다면 긍정적 지지를 높이고, 부정적 정서를 주로 겪는다면 부정적 정서를 낮춰 주변의 긍정적인 지원을 촉발함으로 불안을 다룰 수 있다.
셋째,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 속 자기 효능감이 높은 과제를 먼저 수행하는 것이다. 잘할 수 있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성취감도 줄 수 있고 불안을 감소시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넷째, 진로 준비 행동이 진로와 관련된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자신이 꿈꾸는 직업을 가진 모습을 상상하고, 명함을 만드는 등의 노력을 말한다.
불안을 느끼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을 찾아야만 일의 효율이 올라가는 ‘적합이론가’가 있는 한편, 일단 일을 시작하면 열정을 찾고 효율을 높여가는 ‘개발이론가’도 있다. 이처럼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찾는 것이란 앞으로 남은 인생이 긴 것처럼 꽤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이 과정이 불안하고 힘들 수 있지만 자신을 알아가는 행복을 주는 시간 또한 되었으면 참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꿈은 간단한 단어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하고 수정하며 나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심리학자 존 크럼볼츠의 ‘계획된 우연’에 따르면 진로를 결정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우연한 사건으로 직업을 선택한다고 한다. 이 기사가 진로를 아직 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로를 빨리 정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불안을 덜 수 있는 위로의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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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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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없어요” 하고 싶은 게 없는 2030”, 아시아경제, 20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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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은 적합이론가 이신가요 개발이론가이신가요? 우연찮은 계기로 직업을 선택을 했는지 아직 찾아오지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항상 화이팅 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