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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정재하 ]


빛이 있다면 그림자도 있다. 인류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고등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지적 탐구욕, 호기심을 통한 위대한 발견 덕분이지만 이런 업적을 마냥 찬양할 수만은 없다. 다양한 실험에서 많은 동물들, 심지어 같은 인간마저 희생되었고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논란이 되었던 두 가지 심리학 동물 실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실험 내용이 불쾌할 수 있습니다. 기사를 읽기 전,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학습된 무력감 (Learned Helplessness)


1965년 마틴 셀리그먼 박사(Dr. Martin Seligman)와 스티브 마이어 박사(Dr. Steve Maier)는 24마리의 개를 이용한 비윤리적인 실험을 진행했다. 


학습된 무력감 첫 번째 실험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중)

첫 번째 실험은 이러하다:

  1. 1. 개들은 세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그룹별로 다른 우리에 갇혔고, 우리에 무작위로 전기 충격을 가함.

  2. 2. A 그룹에 속한 개들은 레버를 움직일 시 전기 충격이 멈추는 우리에 갇힘.

  3. 3. B 그룹에 속한 개들은 그 어떤 행동도 전기 충격이 가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우리에 갇힘.

  4. 4. C 그룹에 속한 개들은 전기 충격을 받지 않음.


그리곤 위 실험을 겪은 개들을 모두 같은 상자에 가두고는 두 번째 실험을 진행했다. 이 상자에는 허들이 하나 있어 처음 개들이 놓인 쪽과 다른 쪽으로 공간이 분리되었다. 개들이 있는 쪽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전기 충격이 가했고 그 반대편에는 어떠한 충격도 가해지지 않았다. 즉, 허들만 넘는다면 전기 충격을 피할 수 있는 구조의 상자(shuttle box)였다.

 

실험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A 또는 C 그룹에 속한 강아지들은 모두 허들을 넘어 전기 충격을 피했지만, B 그룹에 속했던 강아지들 중 2/3가 허들을 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서 낑낑대며 전기 충격이 멈추길 기다렸다. 


학습된 무력감 두 번째 실험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중)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무력감은 가해지는 고통 때문이 아닌, 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 갇혀 전기 충격을 받아야 했던 개들은 아무도 지켜주지 못하였다.




원숭이 애착 실험 (Harlow’s Pit of Despair)


Martin Rogers (Getty Images)

1958년 시작된 해리 할로우 박사(Dr. Harry Harlow)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원숭이들을 어머로부터 분리시켜 발달 과정에서의 초기 애착, 애정, 정서적 관계의 중요성을 연구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내용은 이러하다: 

  1. 1. 분리된 원숭이들은 진짜 어미를 대신한 두 개의 가짜 어미들과 함께 자람.

  2. 2. 와이어로 만들어진 첫 번째 어미를 통해 아기 원숭이에게 음식을 전달해 줌.

  3. 3. 와이어와 천으로 만들어진 두 번째 어미는 먹이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헝겊으로 만들어져 그나마 온기를 전달해 줌.


또 다른 실험에서는 일명 ‘절망의 구렁텅이(Pit of Despair)'라고 불리는 분리된 완전히 고립된 케이지 안에 짧으면 며칠, 길면 1년 동안 원숭이를 가두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아기 원숭이들은 먹이를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와이어와 천으로 만들어진 두 번째 어미에게 안겨있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고 한다. 또한, 어떤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을 때, 원숭이들은 두 번째 어미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곧 생명을 유지하게 해주는 행위(먹이를 주는 것)보다 신체적인 접촉이 유대관계 형성에 있어서 더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실험 이후 아기 원숭이들은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으며, 다른 원숭이를 기피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제대로 된 번식 행위조차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 원숭이들을 또다시 실험했는데, 이 원숭이들을 강제로 강간하여 새끼를 낳았을 때, 새끼를 방치하고 심지어는 학대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 당시 자식에게 주는 애정은 무의미한 행위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할로우 박사의 애착 실험은 크게 화제가 되었고, 사랑과 애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초기의 실험으로 굉장히 유명한, 중요한 실험이 되었다. 다만, 실험이 비윤리적이라는 거센 질타를 받았고, 1985년 마침내 APA(American Phychological Association)에서 피실험자 또는 동물들에 대한 윤리 규제가 통과하면서 이 실험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 


결론


이 외에도 원숭이에게 마약을 투약하여 약물 반응을 기록하는 실험, 쥐를 죽이는 모습을 보여준 후 인간의 표정 변화를 관찰한 실험 등 많은 잔혹한 동물실험이 이루어져왔다. 우리는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런 실험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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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herry, K. (2022, February 9). Controversial and unethical psychology experiments. Verywell Mind. Retrieved December 11, 2022, from https://www.verywellmind.com/controversial-psychology-experiments-2794997 

Harlow, H. F. (1958). The nature of love. American Psychologist, 13(12), 673–685. https://doi.org/10.1037/h0047884

Peterson, C., Maier, S. F., & Seligman, M. E. P. (1993). Learned helplessness: A theory for the age of personal control. Oxford University Press.

덧붙이는 글

기사를 쓰면서 어디까지가 비윤리적인 실험이고, 동물 학대인지 그 기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답은 나오진 않았지만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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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2-20 16: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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