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서
[The Psychology Times=최윤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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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회적 동물로서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다양한 관계를 형성해간다. 사람은 그러한 대인관계를 통해 삶의 만족과 안정을 찾거나, 큰 상실을 겪으면서 매우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이는 사람마다 그러한 관계를 맺는 성향이 모두 다르게 나타나면서, 어떤 이는 타인과 관계 맺는 데에 적극적이고 즐거워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를 힘들어하고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마다 그러한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한 가지 요인은 ‘애착유형의 차이’이다.
애착이란?
‘애착 이론’을 처음 정립한 영국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존 볼비에 따르면, ‘애착’은 유아와 주 양육자 사이에 형성되는 강하고 지속적인 정서적 유대감이며, 이 애착 행동은 인간의 인생에서 맺어지는 모든 대인관계에 영향을 준다. 서울 맑은 정신 건강 의학과 의원 김윤석 원장은 “한 사람의 내적 공간은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그 구성요소 중 하나는 과거 주 양육자로부터 받은 애착 정도”라고 밝혔다.
생애 초기의 인간은 안정과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서, 이 시기에 양육자와의 사이에서 생기는 정서적 유대감은 인간의 생존과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영아가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타인과도 관계를 맺어가면서 자신과 타인 및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발전시키게 되는데, 이를 ‘내적작동 모델’이라 한다. 볼비는 생애 초기에 이미 형성된 ‘내적작동 모델’이 이후의 사회적 관계에서도 영향을 끼쳐서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사람은 대체로 어린 시절의 양육 환경에 의해 다르게 가지게 된 내적작동 모델에 따라서 각자 고유의 애착유형을 가지게 된다.
성인 애착유형
성인 애착유형은 그 측정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는데, 그 중 볼비의 내적작동 모델 개념을 체계화해 성인 애착유형을 4가지로 분류한 바솔로뮤와 호로위츠의 분류방법이 자리 잡게 되었다. 4가지의 성인 애착유형을 구분하는 주요한 감정은 ‘불안감’과 ‘회피성’이다. 또한, 자신을 믿는 자기 긍정과 타인을 신뢰하는 타인 긍정도 중요한 개념으로 작용한다.
1. 안정형 애착
안정형 애착은 자기 긍정과 타인 긍정인 유형이다. 어렸을 때부터 존중받고 사랑을 받고 자라서 자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아끼고 돌볼 줄 아는 사람이다. 타인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서 상대방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갈등이나 위기도 잘 대처할 수 있다.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혼자만의 시간도 불안해하지 않고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2. 무시형 불안정 애착
무시형 불안정 애착은 자기 긍정과 타인 부정인 유형이다.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자신과 어울릴 수 있고 신뢰할 만한 타인은 없다고 믿는다. 따라서 타인과 정서적 유대감을 가지고 친밀한 관계를 지속해가는 것이 어려워 혼자 지내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 구속이나 속박을 싫어하고 누군가와 깊은 감정을 나누기를 부담스러워해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사람과 적당한 거리를 둔다. 이는 타인으로부터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친밀한 관계 형성을 거부하는 것이다.
3. 집착형 불안정 애착
집착형 불안정 애착은 자기 부정과 타인 긍정인 유형이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해 자기 비판적인 경향이 있으나, 타인에게는 의존하려 한다. ‘난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 날 좋아할까?’라는 생각을 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고 평가절하하면서, 상대방은 가치 있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쉽게 신뢰한다. 그 때문에 상대방과의 관계에 극도로 집착하며 타인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고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심리를 갖게 되어 상대방으로부터 버림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 자존감이 낮은 유형이라 자신에게 아무리 함부로 대하는 연인을 만나더라도 그 사람의 다른 좋은 점으로 합리화하며 관계를 쉽게 끊지 못한다.
4. 혼란형 불안정 애착
혼란형 불안정 애착은 자기 부정과 타인 부정의 유형이다. 타인에게 버려질 것이 두려운 것은 집착형과 같지만, 집착형은 그런 불안함이 있을수록 더 관계에 집착을 한다면 혼란형은 그 두려움과 불안함에 압도되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조차 포기하게 된다. 즉, 타인에게 집착함으로써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거절당하기도 전에 방어기제로 관계 형성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에게서는 관계에 대한 ‘불안감’과 ‘회피성’의 특징이 모두 나타난다.
어머니의 성인 애착이 양육 환경에 미치는 영향
애착유형이 모든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어머니의 성인 애착유형이 양육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어머니의 성인애착, 부정 정서 및 정서조절양식이 양육행동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성인 애착 관련 연구’는 어머니의 성인 애착유형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타인, 특히 자녀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안정형 애착을 가지면 아이에게 더 애정적이고 적극적인 표현을 많이 하면서 사랑이 가득한 양육 행동을 하게 되고, 불안정 애착을 가진 어머니는 아이에게 심리적, 언어적 통제를 가하면서 공격적인 성향을 많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피 성향을 많이 가진 어머니는 아이에게 무관심한 태도로 아이를 방치하는 양육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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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윤희경, 윤형식. (2014). 성인애착이 대학생의 대인관계문제에 미치는 영향: 거부민감성의 매개효과. Journal of Social Science, (16호), p75~100.
하유미, 박성연. (2012). 어머니의 성인애착, 부정 정서 및 정서조절양식이 양육행동에 미치는 영향. 인간발달연구, 19권(2호), P175~195.
HiDoc [healthstor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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