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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영언 ]


길가에 쓰레기를 버려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현장을 본 적이 있는가? 하나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만약 자신이 쓰레기를 가지고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다 마침 가로수 밑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 더미를 발견했다. 필자는 이 경우에 많은 사람이 종량제 봉투 틈 사이로 자신의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런데 거기서 몇몇 사람은 종량제 봉투가 아닌 쓰레기 더미 주변에 그냥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일도 많았다. 그렇게 되니까 가로수 아래는 금방 쓰레기로 가득 차 더러워졌다. 누군가 한 명이 쓰레기 더미 옆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하니 너도나도 종량제 봉투가 아닌 주위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한 사람의 부도덕한 행동이 왜 또 다른 부도덕한 행동을 낳는 것일까? 사소한 행동이 어떻게 큰 영향력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일까?

 

깨진 유리창 이론이란?


깨진 유리창 이론은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하면 사회의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혀서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일상에서 자주 보이는 가벼운 범죄나 일탈적 행위를 사회가 제재하지 않으면 더 큰 범죄와 일탈적 행위를 불러일으킨다는 의미이다.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익명의 상황은 반사회적이고 이기적인 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 남이 모른다고 생각하여 작은 범죄를 하나하나 저지르다 보면 결국 큰 범죄를 맞게 된다.

 


깨진 유리창 이론 실험


깨진 유리창 이론을 명명하게 된 실험은 다음과 같다. 1969년 스탠포드 심리학 교수였던 필립 짐바르도는 유리창이 깨지고 번호판도 없는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했다. 그리고는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사람들은 몰래 자동차 타이어나 배터리와 같은 돈이 되는 부품을 훔쳤다. 돈이 될 만한 것을 전부 가져가고 난 후에는 자동차를 마구잡이로 부숴버렸다. 해당 실험을 보고는 1982년 켈링과 윌슨은 미국의 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에 글을 기고하게 된다. 이때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명칭을 최초로 사용하게 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의 도입


1994년 뉴욕 시장이 된 루돌프 줄리아니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도입하여 범죄를 소탕하고자 했다. 그는 시장이 되고 지하철에 있는 낙서를 전부 지우도록 지시했다. 낙서는 지우면 또 그려지고 지우면 또 생겨나고를 반복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뉴욕 시민들은 “중범죄, 강력 범죄를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낙서나 지우고 있냐”는 반응을 보였다. 모든 낙서가 지워지는 데 수년이 걸렸다. 그러나 놀랍게도 혹평을 듣던 낙서 지우기 제안은 효과가 있었다. 낙서를 지우는 과정에서 범죄가 차츰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낙서를 지운 지 90일 만에 범죄율은 줄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나면서 30~40퍼센트가 줄고 2년, 3년이 지나면서 50퍼센트, 80퍼센트가 줄었다. 기막힌 범죄 감소율을 보였다. 뉴욕시는 이외에도 신호위반, 무단투기와 같은 문제도 집중적으로 단속하였고 이는 강력 범죄를 감소시키는 데 몫을 다했다. 뉴욕시가 진행한 낙서 지우기 제도는 ‘무관용 원칙’이라고도 불린다.

 

현실 속 깨진 유리창 이론


그렇다면 현실 속에 깨진 유리창 이론은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대표적으로 기업 경영에 많이 쓰인다. 소비자가 불만 제기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해당 기업의 전체적인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직원의 미흡한 응대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가장 유명한 사례 중 하나는 맥도날드 사례가 있다. 어린이 세트와 함께 제공되는 장난감이 부족하여 상품을 정상적으로 제공하지 못했다. 이에 민원은 빗발쳤고, 민원을 해결하느라 다른 주문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결국 고객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았고 매출 하락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국내 기업에서도 깨진 유리창 이론은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미세한 실수를 피하라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나 서비스업의 경우 100-1이 99가 아닌 ‘0’임을 설명하고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실수하지 마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이다. 경범죄가 일어났을 때 신속하고 바르게 범죄를 바로잡고, 고객의 민원에 적절하게 대처하면 된다. 비유적으로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실수하고 후회하고 좌절하지만 잘못된 점을 신속하게 알아차리고 해결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되면 실수가 두렵지 않다.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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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병용,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무관용 원칙'의 이유」, 『시선뉴스』, (2018), https://www.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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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08 1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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