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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안예린 ]


친한 친구가 한 명 있다. 그 친구는 머리가 굉장히 좋고 똑똑한 사람이라 모든 면에서 항상 1등을 도맡았다. 반면에 ‘나’는 친구에게 뒤처져서 늘 2등만 한다. 이때 ‘나’가 친구에게 품는 감정은 무엇일까? 거기에 대해선 여러 가지 답안이 나올 수 있다.


선망, 동경, 염원, 사모, 경애, 공경 등의 긍정적인 감정이 있는가 하면, 질투, 시기, 열등감, 샘 등 부정적인 감정도 존재한다. 친구의 업적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고 열등감을 느껴, 그것이 끝내 분노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열등감 때문에 가까운 지인을 살해하는 사례를 굉장히 자주 접할 수 있다.



2021년 11월에 방영하여 2022년 2월에 종영한, 총 12부작으로 편성된 예능 ‘미친.사랑.X’에서 이와 같은 주제를 다룬 적이 있다. 오은영 박사는 “사람은 열등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것이 합쳐져서 나라는 사람이 괜찮게 느껴져야 하는데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열등감이 몹시 자극된다’고 이야기했다. 열등감은 굉장히 무서운 것이며, 이를 함부로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까운 지인에게 열등감을 품는 증상을 살리에리 증후군(Salieri syndrome)이라고 한다. 이 증후군은 영화 <아마데우스>에 등장하는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에서 유래되었다.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천재 음악가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를 시기했고, 열등감을 느끼는 인물로서 소개된다. 그러다 결국 열등감을 못 이기고 모차르트를 독살하고 마는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Pixabay

물론 영화 <아마데우스>는 각색된 이야기이며, 실제 살리에리와 모차르트는 굉장히 친한 사이였다. 그러나 제3의 인물의 시점으로 갑작스레 사망한 모차르트의 죽음이 살리에리와 관련이 있을 거라 판단되었고,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질투하여 살해했다는 소문이 진실로 굳어졌다. 사람들은 열등감이 사람을 무섭게 변화시킨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살리에리 증후군과 밀접한 심리 증상으로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가 있다. 샤덴프로이데란 누군가의 절망이나 실패, 불행을 봤을 때 거기서 기쁜 감정을 품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의 불행에 쾌감을 느끼는 심리로, 뇌과학자인 나카노 노부코가 말하기를 이 심리는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거라고 설명했다.


친구의 절망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정상이 아닌 걸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가 열등감을 품을 수 있고, 그 감정은 조건이 비슷한 주변 지인에게서 쉽게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감정으로 쉽게 타인을 해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열등감을 극복하고,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오은영 박사는 열등감을 느낄 때, 말하기 힘들더라도 친구에게 털어놓는 방법을 추천했다. 이 방법이 또 다른 약점이 될 수도 있고, 또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마음속에 생겨난 열등감을 외면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차라리 친구와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서서히 그 감정을 누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나가 쉽게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심리 상태이니, 부정하지 말고 천천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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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질투의 화신?...'살리에리 증후군'의 진실은. [아시아경제]. (2016).

URL: https://www.asiae.co.kr/article/2016081808475268506

[이경일의 법칙(法則) 이야기] 살리에리 증후군Salieri syndrome <91>. (영광군민신문). (2020)

URL: http://www.ygweekly.com/news/articleView.html?idxno=8602

오은영, 열등감 인한 살인사건에 “약점자극=분노유발, 건드리면 안돼”(미친사랑).[뉴스엔미디어]. (2021).

URL: https://m.newsen.com/news_view.php?uid=202112020541158010

살리에리 증후군 (1). (굿모닝충청). (2022).

URL: http://www.goodmorningcc.com/news/articleView.html?idxno=27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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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08 16: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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