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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김영언 ]


만약 오늘 선거가 치러졌다고 생각해 보자. A 후보, B 후보, C 후보 총 3명의 후보자가 출마했다. 모두 박빙의 지지율을 보였다. 당신은 여기서 B 후보를 지지했고 한 표를 던지고 나왔다. 조마조마하면서 개표 결과를 확인한다. 당선 결과는 A 후보의 승리였다. 이후에 친구들을 만나서 선거 결과를 가지고 대화를 나눈다. 이때 만약 친구들이 모두 A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이라면 당신도 A 후보를 뽑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당신은 친구들 사이에서 고립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입장이 다수의 의견과 같으면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호응하지만, 소수의 의견에 속할 때는 남에게 질타 받거나 ‘고립’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한다. 이러한 현상을 침묵의 나선 이론이라고 한다. '침묵의 나선 이론(Spiral of Silence Theory)'은 독일의 커뮤니케이션 학자 노엘레 노이만이 주장한 여론 형성 이론이다. 여론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모습이 마치 나선 모양과 같아서 붙여진 명칭이다. 고립에 대한 두려움과 주류에 속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침묵의 나선을 형성한다.



그러나 침묵의 나선은 모든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윤리적인 문제나 공공의 문제에 관한 의견 등 주관적인 생각이 개입하는 상황에만 적용된다. 딱 잘라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사실문제에는 해당 이론은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타인을 폭행한 가해자가 처벌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에는 여론이 크게 갈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흡연 구역 설치에 있어서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섞여서 대화를 나눈다면 팽팽한 여론 대립이 생길 것이다. 여기서 만약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적게 있다면 흡연자의 의견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점차 작아지다가 침묵할 것이다.

 

침묵의 나선 이론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들이 있다. 그것은 대중매체와 제6의 감각기관이다. 먼저 대중매체는 사람들의 여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대중매체에서 지배적인 것으로 표현하는 의견이 곧 사람들 사이 지배적인 의견이 된다. 그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은 점차 침묵하게 된다. 제6의 감각기관은 인간의 오감을 넘어서서 사람들이 여론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특정한 생각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이나 반감을 넘어서서 해당 생각을 정확하게 감지하는 능력이 제6의 감각기관, 즉 육감이다. 사람들에게 1년 후에 일어날 사회적 상황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면 사람들은 보통 본인만의 예측을 통해 가설을 던진다. 이 자체가 인간은 사회적 분위기와 주변의 의견,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정적 에너지를 굳이 소비하면서까지 분위기를 파악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고립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소수보다는 다수에 속하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심리적인 현상 때문이다. 

 

침묵의 나선 이론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장점으로는 개인의 심리와 연관 지어 심리를 형성하는 외부적 요인의 중요성을 짚어냈다. 또한 여론의 움직임, 사람들의 의견의 움직임을 잘 표현한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침묵의 이유는 다 다를 수 있으나 전부 고립의 두려움이라는 이유로 침묵한다고 설명하는 점은 단점이라 평가받는다.

 

개인의 의견은 단지 개인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특히나 여전히 대중매체의 힘은 강력하다. 침묵의 나선 이론을 통해 대중매체의 객관성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사회적 소외를 두려워하는 인간은 언제나 침묵할 것이고, 침묵이 만드는 다수의 여론 속에서 진짜를 찾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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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박진아, 다수의 의견에 조용해지는 소수의 의견 '침묵의 나선이론', 시선뉴스, (2019), https://www.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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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10 08: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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