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린
[The Psychology Times=안혜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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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어린 시절, <피터팬> 이야기를 보면서 네버랜드로 가고 싶다는 상상을 한 적이 있는가? 해당 이야기의 주인공인 피터팬은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은 채 마음껏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인 이 네버랜드 속에서 살고 있는 등장인물이다.
그리고 그러한 네버랜드와 피터팬의 속성을 가지고 이름 붙인 ‘피터팬 증후군’에 대해서는 흔히들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1983년 카일리란 심리학자가 명명한 해당 증후군은 성인이 돼서도 현실을 도피하고자 스스로 어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심리를 가진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피터팬 증후군은 다들 잘 알다시피 부정과 퇴행을 방어기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함께 일어나고는 한다. 여기서 부정은 힘든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뜻하며, 퇴행은 스트레스적인 상황에 놓일 때마다 마치 자신이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돌아가는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피터팬> 이야기 속에 나오는 다른 등장인물의 이름을 딴 심리적 증후군이 또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었는가? 그것은 바로 ‘팅커벨 증후군’이다. 해당 <피터팬> 동화 속 팅커벨은 웬디에게 빼앗긴 피터팬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일부러 말썽을 부리거나 못되게 행동하고는 했다. 이러한 팅커벨의 인물 속성과 유사한 행동을 하는 것이 바로 팅커벨 증후군이다. 즉,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갖기 위해 일부러 과하게 행동하는 증상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 공식적으로 심리학 사전에 등재되진 않은 증후군이지만, 여러 방면에서 논의 중인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들은 왜 팅커벨이 되는 것일까?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러한 팅커벨 증후군의 원인은 대개 자존감이 매우 낮아졌는데 그것을 극복하려고 할 때 타인에게 의지하려는 습관이 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경우, 이들의 낮은 자존감은 대체로 그들이 매우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친구로부터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을 때 혹은 그렇다고 스스로 생각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즉, 현대 사회 속에서 동화 속 팅커벨이 되어버린 이들은 타인을 괴롭히고 싶어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사실 유년 시절의 결핍된 애정과 그에 대한 갈구로 인해 결국 몸이 자라났음에도 정신은 성장을 멈춰 타인에게 심술을 부리면서까지 관심을 얻어 자존감을 회복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팅커벨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띄고는 한다. 첫 번째, 수다스럽고 활동적이다. 두 번째,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어리광 또는 칭얼거림을 많이 부린다. 왜냐하면 이들은 타인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여 그들의 짜증을 유발해서까지라도 타인에게 관심을 받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히 좋은 행동은 아니다. 타인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 말이다. 그런데 당신은, 아니 우리는 정말 누군가를 나만의 피터팬으로 여기며 그에게 팅커벨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타인의 관심을 온전히 가지고 싶어서 그의 신경을 긁은 적이 없을까?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이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며 생각해보자. 그리고 만약 그런 적이 있더라도, 당신이 현대 사회 속 팅커벨이어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 해당 증후군은 전문가와의 상담 혹은 성찰 및 스스로와의 진중한 대화를 통해 완화 가능한 증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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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성일, 심은영(2011). 성장을 꺼리는 피터팬 증후군 척도의 타당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청소년상담연구 제19권 2호.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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