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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안혜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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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피그말리온이라는 인물에 대해 혹시 들어본 적이 있는가? 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라는 섬의 조각가 혹은 왕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키프로스의 실제 인간 여인들을 좋아하지 않아 오직 조각을 하는 데에만 전념했던 인물이었다. 그러다가 자신이 머릿속으로 그린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여인상을 조각하였고, 그는 그 조각상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조각상은 무생물이었지만, 피그말리온은 마치 그 조각상이 마치 실제로 살아있는 양 행동하며 매일 그에게 사랑을 속삭였고, 그 모습을 본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를 불쌍히 여겨 그 조각상을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이에 피그말리온은 실제 살아있는 여인이 된 조각상과 결혼해 행복하게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해당 이야기 속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 점은 바로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진짜 살아있는 여인인 것으로 스스로 되뇌어 굳게 믿고 사랑했다는 것이다. 즉,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사랑한 조각상이 살아있는 여인이라는 것을 사실이라고 굳게 믿었다는 이야기이다. 그 결과, 피그말리온은 자신의 믿음이 실현되어 나타남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교육 장면에서 흔히 사용하는 심리학 용어인 ‘피그말리온 효과’는 바로 이러한 이야기의 내용을 가져와 붙인 이름이다. 지금부터 피그말리온 효과, 즉 자기 충족적 예언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할까?

 


‘피그말리온 효과’란?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고도 불리는 피그말리온 효과는 앞서 이야기한 대로 교육 장면에서 많이 인용되어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피그말리온 효과가 자기 충족적 예언의 한 사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피그말리온 효과는 로젠탈에 의해 처음으로 명명되었다. 그는 하류층 초등학생들에게 지능 검사를 실시하면서 미래 영재를 예견하는 검사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런 다음, 무작위로 각 학급마다 20퍼센트 정도의 학생을 선정해 검사 결과 영재라고 담임 선생님들에게 전달했다. 실제로는 무작위로 추출했기 때문에 이들의 지능 검사 결과가 다른 학생과 별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영재라고 전달된 아이들과 다른 아이들의 명백한 차이점은 바로 ‘선생님이 영재라고 생각하느냐’일 뿐이었다. 여덟 달이 지난 후, 로젠탈은 학생들에게 다시 지능 검사를 실시했고, 이때 선생님이 영재라고 생각한 아이들의 지능 지수는 그 이전과 비교했을 때 대략 4점 씩 증가해 있었다고 한다.


해당 실험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바로 스스로 그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믿음’인 것이다. 즉, 어떤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굳건한 믿음이 있으면, 그 사람은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행동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어떠한 행동의 결과가 표면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말이다. 로젠탈의 실험 역시 각 학급의 담임 선생님들은 해당 아이들이 영재라는 이야기를 믿고, 그 학생들을 영재를 가르치는 것처럼 더 신경 써서 교육했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해당 아이들은 이후 점수가 향상되는 결과가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 편견 속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로젠탈의 실험에서 본 피그말리온 효과는 꽤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킨 사례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 충족적 예언은 때로는 우리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위의 실험을 인용해 반대의 상황을 한 번 가정해 보기로 하자. 지능 검사를 실시한 이후, 교사에게 특정 아이들은 지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아들이라고 전달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모든 선생님이 그러하진 않겠지만 아마 보통은 그 문제아라고 낙인찍힌 아이들을 편견의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지도했을 것이다. 그 아이가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면, ‘아직 학기 초여서 얌전한가 보다. 곧 사고를 치겠지.’ 등의 예측을 한 채 아이를 바라볼 것이고, 그러한 부정적인 편견의 눈초리는 그 아이를 옥죄게 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실제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아이여도, 지속적으로 그런 취급을 교사에게 받게 되면 결국 그 아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그러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피그말리온 효과, 즉 자기 충족적 예언은 우리에게 마냥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편견 속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자기 스스로를 충족시키려고 예언하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이에 특정 이야기를 쉽게 믿어버리는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고,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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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나은영. 1991. 인간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한 나래 아카데미. 106-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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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25 1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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