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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연수 ]



SNS를 한다면 위와 같은 사진을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진들은 몸매 덕분에 속옷이나 운동복의 핏이 좋아보인다는 특징이 있지만, 해당 사진은 옷의 광고가 아니라 몸을 자랑하는 바디 프로필이다. 바디 프로필이란, 운동과 식단을 통해 최상의 신체를 만든 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피트니스 선수만 몸을 만들었지만, 최근 몇 년간 바디 프로필 열풍이 돌며 이제는 수많은 사람이 몸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바디 프로필의 이면


 

바디 프로필은 기존의 생활 습관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생활 습관을 만들어내야 한다. 촬영 전날까지 남은 일수와 현재 몸 상태, 목표 몸 상태를 고려해 식단과 운동 일정을 짜고 실행해나간다. 특히나 단기간에 해내고자 하는 일반인들은 전문 지식과 경험이 없어 보통 헬스장에서 개인 PT를 등록하여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는다. 

 

단편적으로 봤을 때,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것은 건강에 좋은 일처럼 보인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진을 찍어 SNS에 자랑하겠다는 목표를 통해 더 열정적으로 임하며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걸 준비하는 과정과 촬영 이후의 생활까지 파고 들어가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건강을 챙기고 아름다운 자신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했던 일은 건강은 물론, 정신건강까지 해치기도 한다.

 



반짝하고 마는 식단의 허점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려면 최대한 지방을 빼고 근육을 키워야 한다. 촬영 당일에는 수분까지 빼야 근육이 더 선명해지므로 물을 마시는 것조차 제한한다. 이렇게까지 하고 추가로 보정을 하면 우리가 아는 바디 프로필 사진이 완성된다. 그렇기에 촬영이 끝나고 나면 그동안 쌓여왔던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망에 대한 해소 욕구가 생긴다. 일종의 ‘보상심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정신 분야에서 보상은 자신의 부족함을 다른 부분에서 보충하려는 것을 말한다. 즉, 음식 섭취를 제한했기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먹음으로써 먹지 못한 기간을 보상받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보상심리가 아니더라도,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기간에 먹었던 식단만 계속 먹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절식에 가까운 식단을 했을 경우 영양불균형이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일반식 섭취를 동반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보상심리가 동반될 경우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요요가 오게 된다.

 



오래 가는 식단의 허점


 

위에서 언급한 경우와 달리 촬영이 끝난 후에도 최대한 바디 프로필을 준비할 때와 비슷하게 식단을 유지해도 다른 문제가 있다. 다이어트를 하거나 유지하려는 사람들은 클린푸드를 지향하고 더티푸드를 지양한다. 클린푸드란, 닭가슴살이나 고구마와 같이 가공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음식을 말한다. 반대로 더티푸드란, 가공 과정을 거쳐 원 식재료를 알아차리기 힘든 라면과 같은 음식을 말한다. 

 

클린푸드를 지향하고 더티푸드를 지양하는 과정에서 세상의 모든 음식을 이 두 가지로 분류하고자 하는 행동 양식이 발현된다. 이렇게 여러 가능성을 제외하고 두 가지의 가능성으로 한정하여 사고하는 오류를 ‘이분법적 사고’라고 한다. 그러나 클린푸드에서 clean이라는 기준은 모호하다. 서구권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넓은 범위의 음식까지 클린푸드로 여기며, 사람마다 다르게 인지하기도 한다. 닭가슴살이 클린푸드라면, 양념을 바른 닭가슴살은 더티푸드일까, 클린푸드일까? 만약, 클린푸드와 더티푸드를 같이 섭취하게 된다면 그것은 실패한 식단일까? 이분법적 사고가 무서운 이유는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선택지밖에 없어 자신이 생각하는 클린푸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음식을 먹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고 강박을 느끼기 때문이다.


 


올바른 바디 프로필을 찍기 위해


 

단순히 자신만 보기 위한 기록용이 아니라 SNS에 자랑하기 위한 목적 혹은 유행에 편승하고 싶은 마음에 바디 프로필을 찍는다면, 단기간에 더 멋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후자의 목적으로 시작한 바디 프로필이라도 건강을 챙긴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더 멋진 사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갉아먹는다면 사진 속 모습이 아무리 멋지더라도 이면에 존재하는 진짜 삶은 피폐해져 있을 것이다. 

 

운동 애호가로 알려진 연예인 김종국이 한 말이 있다. “인생을 사진에다 걸면 안 된다. 인생은 끊기지 않는 동영상이다.” 필자도 이 말에 동의한다. 바디 프로필을 찍는 목적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가 아니라는 점을 운동을 하는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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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예나, “바디프로필의 빛과 그림자...촬영을 앞두고 ‘현타’가 찾아 왔다”, 교수신문

유승희, “상담학 사전 세트”, 학지사

두산백과, 보상, NAVER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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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27 19: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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