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양진서 ]


자존감의 적은 지나친 간섭


 


누구나 높은 자존감에 대한 열망이 있을 것이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판단과 함께 나타나는 감정이다. 이는 부모님의 양육 행동과도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자아존중감의 높고 낮음은 매우 어릴 때부터 여러 행동 양상으로 확인된다. 자아존중감이 높은 아이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자신의 강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 반면 자아존중감이 낮은 아동은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자신의 강점을 무시하고 약점만을 신경 쓴다. 또한 자존감이 높은 아동은 자신의 선택과 판단에 확신을 가지는 데 비해, 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소극적이며 집단생활에 잘 어울리지 못한다. 이처럼 아동들의 자존감 척도가 다양한 이유는 부모의 양육 행동 및 통제 행동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부모의 통제 행동은 두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행동 통제’의 경우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규정하는 규칙을 명확히 하고 이에 근거해 아이의 생활과 행동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아이가 사회를 살아가며 필요한 사회화 기능을 사전에 연습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는 통제 행동이다. 반면 ‘심리적 통제’는 자녀의 정서적, 심리적 욕구를 무시한 채 부모가 자녀의 심리를 제멋대로 조종하는 것을 뜻한다. 자녀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고 경험 범위를 마음대로 제한하는 양육 방식이다. 심리적 통제는 애정 철회, 과도한 참견, 무시하기 등의 행동으로 나타난다. 자녀의 사고와 감정을 전부 통제하고자 하는 것으로, 자녀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다. 자녀는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며, 주체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져 건강한 성장의 기회를 잃고 만다.




심리통제가 아동 및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논문 <초등학교 아동들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통제와 자아존중감의 관계: 부적응적 자기지향 완벽주의의 매개효과>에서는 대구에 위치한 초등학교의 5학년, 6학년 아동 445명을 대상으로 부모의 심리통제와 아동의 자아존중감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 결과, 부모의 심리통제가 높을수록 아동들의 자아존중감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은 자율성과 독립심이 강해지는 시기이기에 부모의 심리통제를 답답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부모의 심리통제는 학교 내에서의 자아존중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아동의 심리를 지나치게 통제할 경우 아이들의 학업 및 존중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비단 아동들에게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논문 <청소년이 지각하는 어머니의 자존감 평가영역별 중요도와 청소년의 자존감과의 관계>에 의하면 청소년 역시 부모의 심리통제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에는 부모와의 소통으로 형성된 자아가 확장되는 시기이기에 자율적인 행동이 중요하다. 즉, 성인이 될 준비를 하는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이때 부모가 지나치게 간섭하게 된다면 청소년들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잃고 무기력을 겪으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헬리콥터 양육’의 위험성


 


부모의 경우 사회적 평판, 경제력, 직업, 학력 등 외적 요건에 가치를 많이 둘수록 심리통제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부모가 자녀의 성공과 성취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아 자녀의 심리와 행동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감정적 처벌을 가하거나 일관성 없는 정서적 표현, 과도한 기대 등을 나타낸다. 부모의 심리통제는 자칫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아이를 향한 과도한 집착과 기대는 순식간에 아이를 무너지게 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의 경우 부모와 아이의 사이가 극단적으로 갈라설 수 있으며, 자녀의 분노와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헬리콥터 양육’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자녀의 삶에 부모가 과도한 개입과 통제를 하는 양육 방식을 의미한다. 물론 자녀의 삶에서 부모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부분도 있기 마련이지만, 결국 이 또한 자녀가 인생에서 ‘홀로’ 서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간섭 없이 스스로 선택해 보고 실수도 해보며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부모의 역할이다. 






지난기사

열다섯의 서투른 비행

핏빛 엔딩을 맞이한 모방의 여정

숙면을 향한 갈망 (1)

숙면을 향한 갈망 (2)

문학으로 우울증을 치료한다고?







(참고문헌)

우미경, 박영신. 2012. 초등학교 아동들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통제와 자아존중감의 관계: 부적응적 자기지향 완벽주의의 매개효과. 한국심리학회산하학교심리학회.

권기정, 전숙영. 2010. 어머니의 심리통제와 유아의 행동문제에 관한 연구. 한국아동심리치료학회.

심주원, 정진선. 2018. 청소년이 지각하는 어머니의 자존감 평가영역별 중요도와 청소년의 자존감과의 관계: 심리적․행동 통제의 매개효과. 한국상담심리학회.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6234
  • 기사등록 2023-05-07 00:59:3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