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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조수아 ]


누구나 한 번쯤 초등학교 시절 방학 숙제로 빠지지 않는 ‘일기 쓰기’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성인이 되어가며 많은 현대인은 일기 쓰기와는 멀어진 삶을 살게 된다.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면 때때로 불안해지고 버거워지는 시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불리는 ‘번아웃 증후군(burn out)’이 그에 해당할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무력감, 우울감 등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나조차도 스스로를 알 수 없어 힘들어하는 시기를 종종 겪기도 한다. 이렇듯 불안한 시대 속에서 정신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일기 쓰기’를 꼽을 수 있다.




소통 창구가 되는 일기


현대사회는 소통이 부재한 소통 없는 사회, 단절의 시대라 불린다. 대화와 소통이 부재한 시대 속에서 소통의 창구가 되어줄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일기’이다. 일기를 통해 우리는 자기 자신과의 소통을 할 수 있다. 일기는 감수성과 상상력을 펼 수 있도록 하고, 개인의 정체성을 찾는 중요한 공간이 되며, 자신의 내면을 고백할 수 있는 내적 고백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해소되는 듯한 느낌을 겪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일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 대상이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대상과 주체 사이의 동일화’라는 일기의 특성은 내가 느낀 감정과 내면의 상태를 어떤 검열을 거치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한다.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난 독립된 공간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말할 수 없는 것들을 고백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기는 어디에도 말하지 못해 내면에 쌓이고 있던 감정을 해소해 주며 스스로와 소통을 할 수 있는 나만의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자기이해의 중요성


“너 자신을 알라” 익히 알려진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격언이다. 그는 사람에게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고 답했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스스로를 이해하는 일은 평생 해나가야 하는 숙제일지도 모른다. 이는 곧 나도 스스로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욱 이해할 수 없는 타인과 섞여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에게 매우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과의 소통하며 살기 위해 꾸준히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따라서 이러한 노력을 통해 ‘자기이해지능’을 기르는 것은 중요하다. ‘자기이해지능’이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인지적 능력을 뜻한다. 이는 건강한 성격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서 선행돼야 하는 능력이다. 자기이해지능이 높으면 자기존중감 또한 높아짐과 동시에, 자기가 처한 문제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해낼 수 있게 된다. 스스로를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만의 문제 해결 방식 즉, ‘자기도식’이 확립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기 쓰기를 통한 자기이해는 자신의 내면과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기를 쓴다고 할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써야 할지 몰라 어렵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는 ‘일기’를 아무도 볼 수 없는 오로지 나만의 공간이라는 생각으로 펜을 들어보자. 하루 동안 겪었던 일들을 떠올려보며 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을 적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본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나의 상담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내면의 이야기를 듣고, 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깊은 곳에 있는 감정들을 털어놓아 보는 것이다. 그렇게 됐을 때, 우리는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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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조성웅. (2013). 일기와 심리치료적인 기능 : 스탕달의 경우. 프랑스어문교육, 43, 361-382.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76085&cid=40942&categoryId=31502 

심리학사전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75749&cid=62841&categoryId=6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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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5-21 20: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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